비트코인, 지금 들어가도 될까?…연준 금리인하 예고에 들썩

美 연준, 내년 세 차례 금리인하 예고
사실상 피봇 선언에 비트코인에 관심↑
연초 대비 160% 올라...상승 잠재력 판단해야
"내년 1억까지 오를 것" 장밋빛 전망 vs
"내년 호재 이미 가격에 반영" 신중론
  • 등록 2023-12-14 오후 5:19:21

    수정 2023-12-14 오후 5:22:58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연초 대비 160% 가까이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적다는 회의론과 일명 ‘트리플 호재(금리, ETF, 반감기)’에 힘입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공존한다.

14일 가상자산 시장 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글로벌 평균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4% 상승한 4만2840달러(약 5560만원)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선 6%의 김치프리미엄(글로벌보다 한국에서 더 높은 시세가 형성된 현상)이 붙은 5890만원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6일 올해 최고가인 4만4000달러를 기록한 후 차익 실현 매물에 조정을 받아 4만1000달러에 머물어 있었다. 시장에 다시 불을 지핀 건 미국 연준의 피봇(금융정책 방향 전환) 선언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연준은 13일(현지시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한다고 발표하며,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를 4.6%로 제시했다. 이는 연준이 내년에 0.25%p씩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시장은 사실상 피봇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통화 정책 방향 전환 의지를 공공연하게 내비쳤다. 그는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FOMC 참석 위원들의 관점”이라며 “이날 회의에서 언제 금리 인하를 시작할지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번 비트코인 상승에 대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데다 내년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와 반감기(4년에 한번씩 비트코인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트리플 호재’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금 비트코인을 사도 늦지 않았는지’에 쏠린다. 이미 연초 가격(1만6600달러) 대비 160% 상승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지 판단이 중요해진 것이다. 올해 애플의 주가가 54%, 테슬라 주가가 121% 상승한 것과 비교해 비트코인은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차트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볼린저 밴드 상단인 4만5655달러 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시장이 과열 상태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 투자전문매체 FX엠파이어는 이같이 분석하면서 “기술적 관점에서 4만5700달러 저항선을 뚫으면 5만2000까지 넘어서는 결정적인 돌파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단, 심리적 지지선인 4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급격한 하락장이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의 피봇 선언으로 내년 1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기 전에 비트코인이 5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유명 가상자산 시장 분석가 마이클 반데포프는 FOMC 종료 직후 ‘X’(옛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의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이며 “현물 ETF 출시 전 목표가는 4만7000~5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약 1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있다.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의 라이언 라스무센 애널리스트는 이같이 예상하며 “현물 비트코인 ETF 출시와 4월로 예정된 반감기 이벤트가 가격 상승의 주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 역대 최고가는 2021년 11월 기록한 6만9000달러(약 9000만원)다.

한편 내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이미 내년에 예상되는 호재가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13일 가상자산 시장분석 보고서를 통해 “현물 ETF 승인 가능성과 다가오는 반감기 등 내년에 비트코인에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는 요인들이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감기 이벤트는 이미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분석하면서 지난 반감기인 2020년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시장가와 생산비용의 비율이 줄어들었는데, 내년 반감기 이후에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 대비 생산비용의 비율은 약 두 배이며, 내년 비트코인 반감기 이벤트가 현재 가격에 이미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의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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