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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은 국가 R&D 예산이 비합리적으로 늘어나면서 비효율과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 동안 예산이 20조원에서 30조원으로 증가한 과정에서 특정 R&D 사업과 과제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응과 일본 수출 규제 등에 따른 소재·부품·장비 대응이 지나치게 중점화됐고, 일부 R&D 사업은 카르텔적 요소가 발생했다는 점도 진단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소재·부품·장비 예산이 2.7%, 감염병 대응 예산이 3배 늘고 사업도 700개에서 1500개로 늘어나는 등 관리와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예산이 급증한 가운데 국제공동연구는 0.4%에 불과했고, 특정 인사나 유관단체가 계속 가져가는 ‘눈 먼 R&D’를 배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보조금 형태의 사업과 뿌려주기식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출연연구기관의 예산에서 비효율을 점검하고 연구관리 규정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각 부처별로 투명한 과제 공개와 중복된 연구 관리 시스템 통합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출연연 예산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비효율적 요소를 점검하고 경쟁형 연구 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와 연구 경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달 중 R&D 비효율 혁파 방안에 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괄 예산 삭감이 추진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마련 중인 R&D 예산안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23%)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28.8%) △한국화학연구원(28.6%) 등이 예산 감축안을 제시했다.
문성모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장은 “과학기술계 예산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타당성을 고려하며 마련한 방안인데 한순간 전면 백지화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맞는지 의문이 들고, 지식노동자인 출연연 과학자들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연구현장과 소통없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