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오른 외식 품목은 대표 서민 음식인 자장면과 칼국수인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에 따라 서민들의 지갑에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서울 주요 외식품목 가격 및 상승률(한국소비자원, 단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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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5월 서울지역 자장면 가격(6223원)은 작년 12월(5692원) 대비 무려 9.3%나 뛰었다. 점심시간 단골 메뉴인 칼국수는 같은 기간 8.6% 상승한 8269원을 나타냈다. 이어 △김밥 △냉면 △비빔밥 △삼겹살 △김치찌개백반 △삼계탕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장면 가격은 ‘빅맥지수’처럼 우리 생활 물가를 가장 밀접하게 보여주는 척도로도 쓰인다. 한국물가정보의 종합물가총람에 따르면 자장면 가격은 1970년 100원이었다. 52년 사이 6200배 뛴 셈이다. 자장면 가격은 1980년 348원, 1990년 1073원, 2000년 2533원, 2010년 3606원, 2020년 4771원으로 상승해 왔다. 2021년 5000원대를 넘긴 이래 1년 만인 지난 4월 6000원대를 넘기며 최근 가격 상승폭이 매우 가팔랐던 셈이다.
자장면, 칼국수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밀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내년까지 밀값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주요 외식품목에 들어가는 팜유 가격도 치솟고 있다. 여기에 인건비와 배달비 상승까지 겹쳐 주요 외식 물가 상승이 연말까지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국내 밀가격 상승으로 소상공인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판매하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이 많이 소비하는 떡볶이 같은 분식류도 곳곳에서 500원씩 가격을 올리는 곳이 포착되고 있다. 밀 가격 상승으로 서민이 팔고 소비하는 메뉴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밀 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자 정부는 쉽게 가루로 만들 수 있는 가공 전용 쌀 종류인 ‘분질미(粉質米)’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연간 밀가루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20만t을 분질미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질미는 가루로 가공하기 쉬운 쌀의 종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밀가루뿐만 아니라 식용유 등 원재료 상승이 주요 외식 품목 가격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짜장면 7000원 시대도 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