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강원권은 이번에 들어설 새 정부에서 은행 설립에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충남 범도민추진단은 지난 25일 발족식을 열고 도내 은행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범도민추진단은 충남지역 경제인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대표, 대학 총장, 유관 기관·단체 대표, 시군 단위 대표 등 680명과 국회의원, 전·현직 금융인 등 20명의 자문단으로 구성했다. 범도민추진단은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때까지 대전·세종·충북 추진단과 연합해 각계각층 역량 결집, 투자자 발굴·출자자 모집, 설립 인가 촉구, 지역 여론 형성·인식 확산 등의 활동을 펴게 된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충남의 수출 호조에도 지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민생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충청권에도 밖으로 새는 자금을 막고 역내로 선순환 시켜줄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지역의 부 유출 최소화와 금융 양극화 해소를 위해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충청권은 공동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2023년 금융당국에 인가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강원도도 충남도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
금융당국·은행권, 지방銀 활성화 검토 건의
전국은행연합회가 대선 전 여·야 대선후보에게 지방은행 역할 강화와 활성화 내용을 담은 리포트를 전달한 가운데 금융위원회도 지난 25일 인수위원회에 업무보고를 마쳤다. 업무보고 내용에 구체적으로 담기진 않았으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맞춤형 지원 방안을 위해 지방은행 역할 강화론도 일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시·도 중 은행이 없는 곳은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충청과 강원이 유일하다. 지역 연고 은행이 없다 보니 충청과 강원 지자체는 거점 금융기관 부재에 따른 금융 산업 붕괴, 소득 역외유출, 유동성 확보 어려움 등을 호소하고 있다. 충남도와 대전시, 세종시,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는 지방은행을 공동으로 설립하면 3조5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조원의 부가가치, 2086명의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 금융 소비자로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역 사정을 더 많이 아는 지방은행이 생기면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더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BNK·DGB·JB금융 등 지방금융지주가 태생적 한계를 느끼고 ‘탈 지역화’를 내세우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만으로는 설립 명분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논리가 앞서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