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해빙무드에 블랙프라이데이까지…유통株 웃었다

11월 소비심리지수 7년만에 최고치
원화 강세도 내수주에 유리한 환경
이마트·신세계 등 이달 들어 20% 급등
  • 등록 2017-11-27 오후 4:32:38

    수정 2017-11-27 오후 4:51:49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7일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하루만에 5% 급락하는 등 코스피 지수가 1%대 하락했다. 이런 암울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남몰래 웃는 업종이 있다. 바로 유통주(株)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이 해빙 무드에 들어선 가운데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특수가 유통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원화 강세, 소비심리 개선 모두 유통주의 기대를 높인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유통업지수는 이달 들어 0.3% 오르는 데 그쳤지만 개별 종목으로 보면 사정이 다르다. 이마트(139480)는 26만9500원을 기록해 이달 들어서만 20.3%가 급등했다. 신세계(004170)신세계(004170) 인터내셔날도 20.5%, 21.7%가 올랐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도 13.8% 올랐는데 이날만 11%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현대백화점도 이달 들어 6.2% 올랐는데 이날 하루에만 3.74%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유통주 전반으로 서서히 온기가 확산되는 모습도 보인다. 롯데하이마트(071840)는 이달 들어 6.9%가량 하락했으나 최근 2거래일간 5% 넘게 상승하며 상승 반전을 꾀하고 있다.

(출처: 마켓포인트)
◇ 美 온라인매출 역대 최대…韓 소비심리도 급등


유통주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것은 사드 관련 한중 관계 해빙무드를 비롯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지출 증가 기대감이다. 온라인 유통분석업체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블랙프라이데이와 추수감사절 온라인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17.9% 증가한 79억달러를 기록했다. 또 27일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에는 66억달러의 온라인 쇼핑이 예상돼 인터넷 역사상 역대 최대 쇼핑의 날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아마존의 주가는 2% 이상 뛰었다.

이는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소비 심리가 개선된 데 따른 것이지만 미국과 한국 증시간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유통주 상승세는 국내 유통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미국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우리나라에서도 백화점 세일 등이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 급증을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백화점 3사의 이달 16일부터 24일까지 정기세일 기간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평균 13%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3.1포인트 오른 112.3을 기록해 2010년 12월(112.7) 이후 6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 개선과 4분기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유통업종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작년 4분기에 촛불 시위로 인해 국내 소비가 위축되며 유통업체들의 실적도 부정적이었으나 올해는 기저효과가 예상되는데다 10월 추석효과, 12월 공휴일 2일 증가 등을 감안하면 유통업체의 실적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8개 유통주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증가율은 14%로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10%)보다 높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마트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무려 31% 증가한 1690억원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원화 강세도 한몫…수출주 삐걱에 내수주가 올라타나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주가 삐걱거리는 틈을 타 유통주 등 내수주가 대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수출 급등세로 경제성장률이 3분기 1%대를 기록할 정도로 개선됐지만 내수는 그에 못 미치고 있어 문재인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내수 활성화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도 내수시장에 우호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3.1% 급락하며 원화 강세로 돌아섰다. 1120원대에서 1080원대로 하락한 것이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1060원선까지 하락하며 원화 강세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가 비싸지면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물건이나 원재료가 싸져 내수시장에 유리하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내수주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며 “소비 경기가 얼추 바닥을 친 것으로 보여 순수 내수 업종을 투자 관점으로 볼 때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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