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직원이 차 안에서 T맵 앱을 키고 ‘아리아’를 불렀다. 아리는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비서 ‘누구’를 부르는 호칭이다. 행선지를 얘기하자 T맵은 안내를 시작했다.
“SKT 분당 사옥까지 안내를 시작합니다. 오전 10시 20분 도착 예정이며 한남대로, 경부고속도로까지 거쳐가는 방면입니다.”
“아리아, 얼마나 막혀?”
“막히는 곳이 많네요. 앞으로 남은 9km까지 15분 더 걸리고, 그 다음 5km도 15분 걸릴 것 같아요.”
가입자 수 1000만의 국내 최대 네비게이션 앱 ‘T맵’이 인공지능(AI) 가상비서 ‘누구’를 품었다. 집안에서 누구 스피커를 통해 듣던 ‘아리’(누구를 부를 때 쓰는 호칭)의 목소리를 차 안에서도 듣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T맵의 국내 내비게이션 앱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AI 스피커에 한정된 누구의 저변을 자동차로까지 넓혀 SK텔레콤이 추구하는 AI 생태계 구축 계획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SKT ‘T맵X누구’ 공개 “플랫폼 파워 키우겠다”
이상호 SK텔레콤 AI사업단 단장은 “월 1000만명이 사용하는 T맵이 보다 편리해졌고 안정적인 운전도 가능해졌다”며 “스마트폰을 조작하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일이 크게 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우리도 아마존 AI스피커 에코의 스토어처럼 다른 업체들이나 개발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변모해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의 플랫폼 파워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실제 T맵을 통해 웬만한 누구의 기능은 실행됐다. 음악 듣기부터 라디오, 뉴스나 정보 검색도 됐다. 차 안에 AI스피커가 자동으로 생긴 셈이다.
음성 데이터 증가 → 차량 안 AI 경쟁↑
T맵에 누구가 포함되면서 SK텔레콤이 확보할 음성인식 데이터 수는 획기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이 단장은 “인공지능 ‘누구’를 자동차 생활뿐만 아니라 홈, 레져 등 다른 생활 영역으로 연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1위 네비게이션 앱 T맵이 AI비서 기능을 장착하면서 자동차 내 인공지능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AI스피커 카카오미니를 내놓는 카카오는 현대자동차와 협력하고 있다. 네비게이션에서 정보검색, 음악 듣기 등의 가상비서 서비스 전반을 제공한다.
AI스피커 ‘웨이브’를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내놓은 네이버는 지난 8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을 카 쉐어링 업체인 그린카에 적용했다. 길찾기 등을 비롯한 다양한 사용 데이터를 얻기 위한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