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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이 22일 자본시장의 핀테크 생태계 조성을 주제로 개최한 ‘자본시장 IT 컨퍼런스 2015‘에서는 한국의 핀테크 현주소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전 세계적으로 신성장 사업으로 뜨고 있지만 한국에서만 유난히 제도나 규제에 막혀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지원 뿐만 아니라 금융투자회사들의 적극적인 개발의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자본시장 IT 컨퍼런스에는 금융투자업계, 학계 및 IT업체 관계자 등 약 650명이 참석해 핀테크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김용태 국회의원과 임종룡 금융위원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등 정계 및 금융투자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본시장에서의 핀테크에 대한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핀테크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김용태 의원은 축사를 통해 “종합주가지수가 4년 만에 2100선을 넘는 등 요즘 금융투자업계에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며 “핀테크 생태계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이 나서서 새로운 IT기술을 접목한 혁신적 금융서비스, 경쟁력 있는 핀테크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초기 단계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기조연설에 나선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기초적인 핀테크 서비스인 간편결제의 경우 뒤늦게 폐지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규제로 인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졌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핀테크 영역인 자산관리서비스도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인해 시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이에 따라 금융회사와 IT기업이 긴밀하게 교류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증권유관기관 공동펀드나 창조금융공동펀드 중 상당부분을 핀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또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과 규제개혁, 금융투자회사들의 기술투자와 개발노력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핀테크라는 시대적인 흐름은 우리 자본시장에 새로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작용할 것”이라며 “자본시장의 플레이어들은 핀테크라는 혁신적인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최경수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핀테크 산업이 아직은 초기 단계에 있지만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IT 강국의 저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중장기적 지원과 자본시장 측면에서 한국에 맞는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정유신 금융위 핀테크지원센터장, 이민화 KAIST 교수,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황병선 KAIST 교수, 이지은 액센츄어 부사장이 세션발표자로 나서 자본시장 핀테크 생태계 구축이 필요한 이유와 이를 위한 관계자들의 역할 및 준비사항 등을 논의했다.
이어 자본시장 핀테크 조성 추진방향과 향후 과제에 대한 패널토론과 지난 15일 코스콤 주최로 열린 ‘핀테크 코리아 공모전’ 수상 팀의 사업내용 발표가 이어졌다.
정연대 코스콤 사장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은행권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으로 핀테크 사업이 확대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이를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코스콤이 해 나갈 것”이라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코스콤은 5월 중으로 핀테크 인큐베이팅센터를 오픈하고 자본시장 핀테크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자본시장의 핀테크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