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오비맥주가 ‘지구의 날’을 기념해 ‘나와 지구를 위한 에커 한 끼 쿠킹클래스’를 열었다. 맥주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맥주박’을 업사이클링(재활용)해 만든 재료를 활용한 레시피로 지속가능한 저탄소 식생활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다.
|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에서 기자가 만든 스콘, 나초 그란데, 피자.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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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에서 푸드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지구인컴퍼니와 협력해 쿠킹클래스를 진행했다.
쿠킹 클래스의 핵심 원재료는 ‘맥주박’으로 만든 리너지가루다. 카스 맥주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맥주박은 풍부한 영양소를 가진 식재료지만 폐기되거나 가축 사료로 사용돼왔다. 2020년 7월부터 관련 규제가 개선되면서 맥주박을 활용한 식품 제조가 가능해졌다. 오비맥주는 푸드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업무 협약을 맺고 맥주박을 활용한 에너지바, 피자 등의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만든 메뉴는 리너지가루를 활용한 스콘, 나초 그란데, 피자 등 3가지 음식이다. 리하베스트가 생산하는 리너지가루는 일반 밀가루 대비 평균 11배 많은 단백질과 20배 많은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다. 스콘의 경우 비건 식단을 감안해 리너지가루에 우유 대신 두유를, 버터 대신 올리브유를 섞어 반죽했다. 나초 그란데의 가니쉬는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아보카도 대신 풋콩, 애호박, 라임을 활용한 과카몰리로 대체했다.
| ▲지난 20일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가 쿠킹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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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는 “리너지가루는 맥주박을 건조해 리하베스트의 기술력으로 갈아만든 것으로 다양한 맥주 회사의 맥주박을 업사이클링 했지만 오비맥주의 카스 부산물이 가장 깨끗하고 맛있고 영양성분이 높았다”고 말했다.
피자도 리너지가루를 활용한 또띠아를 활용했다. 양파, 토마토, 양송이버섯, 피망 등 토핑 외에 지구인컴퍼니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언리미트 대체육을 활용했다. 지구인컴퍼니는 탈지대두분말, 현미 등 이용해 대체육 ‘언리미트’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 ▲보리 헬씨 피자 레시피와 식재료. 사진 왼편 보울 두 개 리너지가루와 맥주박이 담겨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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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클래스 이후에는 2시간의 요리 끝에 완성한 세 가지 제품을 시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같은 재료를 썼지만 각자 취향에 맞게 토핑 양을 조절해 만든 만큼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함)’ 소비자도 레시피대로 차분히 따라하면 꽤 먹음직한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오비맥주는 소비자들이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지난달 출시한 밀맥주 ‘카스 화이트’와 ‘카스제로’, ‘카스 프레시’ 제품을 제공했다.
환경 행사 취지를 살려 소비자들은 직접 만든 음식을 카스맥주박으로 만든 친환경 용기에 담아갔다. 친환경 용기는 친환경 소재 기업 테코플러스가 제작했으며 카스맥주박과 코코넛 등 식물유래성분을 혼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대 60%까지 줄인 것이 특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친환경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과 함께 맥주박 부산물 업사이클링과 식물성 대체육 등 저탄소 식재료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며 “스타트업과 상생협업을 바탕으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체 맥주 부산물 양은 지난 2020년 기준 총 42만톤으로 이 중 리하베스트가 업사이클링하는 양은 연간 60톤 수준이다. 올해 리하베스트 공장이 완공되면 월간 200t 규모의 업사이클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