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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미국 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졌다. 올해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40% 이상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워낙 큰 만큼 가이던스 자체를 내지 못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14일 국제금융센터 등의 분석을 보면, 현재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에 속한 기업 중 1분기 실적을 발표한 448개사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주당순이익은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주당순이익이 낮다는 것은 이익 규모가 줄어 경영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나아가 배당 여력이 떨어져 주가에 부정적이다. 이를테면 주식값이 비싼 ‘블루칩’ 대형 우량주의 인기가 계속 많은 것은 주당순이익이 높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2분기다. 국제금융센터가 주요 투자은행(IB) 전망치를 취합한 자료를 보면, 2분기 S&P 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 성장률은 -41.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다. 3분기 때는 -23.8%까지 고꾸라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미국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1일 S&P 500지수는 2930.3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닥치기 전보다는 다소 낮지만, 충격이 가시화한 3월 이후부터는 오히려 상승세다. 기술주 수혜 전망 등 낙관론이 우세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는 기업 실적 악화가 더 심화할 경우 그만큼 폭락할 수 있는 여지가 동시에 내포돼 있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은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먼저 반영하고 있다”며 “기업 실적 외에 경제 재개 불확실성과 미·중 사이의 갈등 심화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