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유호빈 기자= 기아자동차가 2세대 K7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K7 프리미어'를 출시하면서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사전 계약만 일주일 만에 1만대를 돌파해서다. 실제 구매까지 얼마나 연결될지는 알 수 없지만 기아 세단 라인업에서 이처럼 반응이 뜨거운 건 수 년 만의 반가운 일이다.
이번 K7은 잘 생겨진 외관 변화와 더불어 깔끔하고 젊어진 모습의 실내, 그리고 파워트레인(2.5모델)까지 바뀌면서 풀체인지에 버금가는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했다. 그리고 각 트림마다 선택 품목을 다르게 하던 그동안의 방식과는 다르게 가솔린과 디젤 모든 트림에서 같은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가격표를 구성했다.
처음 대표 파워트레인만 먼저 출시하는 관행과 달리 이번 K7에는 모든 파워트레인을 한꺼번에 출시한 것도 인기를 모은 이유다.
지금까지 나온 반응은 “그랜저에 비해 내외관이 훨씬 '핸썸'하다”는 디자인 칭찬이 대부분이다.
외관은 더욱 커진 오목해진 그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가로로 쭉 그릴까지 이어진 주간주행등(DRL)은 차폭을 넓게 보이게 하는 디자인 요소다. 후면 테일램프는 일자로 보이지만 중간 중간 끊어진 램프로 구성했다. 새롭게 추가된 스마트 스트림 2.5 가솔린 엔진은 현대차 8세대 쏘나타 북미 수출모델에 장착되는 엔진이다. 내수 차량에는 K7에 처음 달려 나왔다. 그간 말이 많았던 2.4 세타2 직분사 엔진의 후속이다. '대형 리콜'의 악몽 때문인지 세타라는 이름도 버리고 스마트스트림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으로 저속에서는 인젝션(mpi)분사, 고속에서는 직분사(gdi)를 사용해 배기량은 커졌지만 출력은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다. 겨우 8마력과 토크 0.7kg.m가 상승하는 데 그쳤다. 출력 상승보단 내구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듯 하다.
2.5 가솔린의 경우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가장 낮은 프레스티지 트림(3102만원)에는 많은 품목이 기본으로 포함된 착각(?)을 주지만 상세히 보면 빠진 게 많다. 풀LED 헤드램프, 전동 충돌 경고,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가 모두 기본으로 적용됐다. 이중 접합 유리도 앞좌석은 기본이지만 12.3인치 내비게이션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HUD팩(헤드업 디스플레이, 빌트인 캠, 오토디포그), 모니터링팩(서라운드 뷰, 후측방 모니터,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드라이브와이즈(전방 충돌방지 보조(싸이클리스트), 고속도로 주행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옵션은 선택할 수가 없다. 내비가 포함된 3190원의 트림을 선택해도 많은 옵션이 빠진다.
2.5 가장 상위 트림인 노블레스(3367만원)로 올라가면 대부분 옵션이 기본 장착된다. 18인치 타이어, 앞 범퍼에 부착된 방향지시등이 LED로 변경되고 조수석 통풍시트, 전자식 변속레버 그로인한 패들 쉬프트,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이중 접합 유리가 뒷좌석에도 적용된다. 전동식 트렁크도 들어간다. 무엇보다 후측방 충돌 경고, 후방 교차 충돌 경고, 안전 하차 보조까지 기본이다. 부분변경된 K7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88만원의 컴포트, 83만원의 스타일 라이트, 59만원의 드라이브 와이즈, 128만원의 HUD팩, 113만원의 모니터링팩을 선택해야한다. 그럴 경우 가격이 무려 3838만원까지 치솟는다. 2.5 가솔린 풀옵션 가격으로 봐도 무방하다. 사실상 드라이브 와이즈 옵션만 선택하면(3426만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듯하다.
3.0 가솔린에는 R-MDPS가 적용된 게 가장 큰 차별점이다. 3.0 노블레스 트림(3539만원)은 2.5의 노블레스 트림과 파워트레인 이외에 차이가 없다. 가장 상위 트림인 시그니처 트림은 3800만원대로 치솟는 만큼 퀼팅 나파가죽 시트, 스웨이드 내장재, 카드타입 스마트키, 운전석 허리 지지대, KRELL 스피커가 적용되었다. 상위 모델인 K9 못지 않은 고급감을 자랑한다.
2.2 디젤은 2.5 가솔린과 같이 프레스티지(3583만원), 노블레스(3760만원) 두 가지 트림이다. 프레스티지 내비게이션이 기본으로 들어가는 것 이외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3가지(프레스티지, 노블레스, 시그니쳐) 트림이다.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LED 헤드램프 비롯해 리어램프, 전자식 변속레버가 포함된다. 하지만 운전석 통풍시트는 옵션으로 선택해야 한다. 노블레스 트림은 12.3인치 풀 LCD 클러스터가 적용된 것이 큰 특징이다. 가솔린 노블레스 트림과 큰 차이가 없다. 시그니처 트림에는 나파 가죽 시트와 스웨이드 내장재 그리고 KRELL 스피커까지 옵션으로 빠진다. 4000만원이 넘는 고가지만 가솔린 모델과의 차별이 아쉽다.
경쟁 차량인 그랜저도 곧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다. 시점은 11월로 예상된다.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지금 시점에서 그랜저를 구매하는 것은 '가성비'에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K7은 새롭게 추가된 기능을 대부분 옵션으로 돌려 필요한 옵션을 적용할 경우 가격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K7에는 새롭게 추가된 첨단 옵션과 더불어 내구성 이슈가 많았던 2.4 세타2 엔진 대신 새로운 2.5 스마트스트림 엔진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기 전까지 K7의 인기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그랜저에는 K7에 들어간 첨단 옵션이 거의 똑같이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디자인이다.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 역시 매력적이라는 소문이 들리는 만큼 신차 구입이 급하지 않다면 그랜저까지 보고 결정하는 게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