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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孫 거취표명 요구, 20일 安 근황·22일 安 발언 공개
안 전 대표의 측근인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22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의) ‘통합정신이 훼손되면 안된다. 국내 문제는 현장에 계신 분들이 잘 의논해서 대처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언급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문제를 논의할 당사자로 안 전 대표가 ‘이태규 의원’을 지칭했다는 보도도 함께 나왔다.
앞서 지난 18일 일부 친안계를 중심으로 손 대표의 거취 결단 요구가 터져나왔다. 이 자리 역시 이태규 의원을 중심으로 김도식 전 비서실장, 김철근 전 대변인 등 친안계 인사들이 모였다. 이날까지만해도 안 전 대표의 의중에 대해 물음표가 있었다. 하지만 친안계에서 20일, 안 전 대표의 근황 사진을 알림에 더해 22일 각종 언론을 통해 안 전 대표의 의중이 전달되며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가 ‘손학규 체제’ 전복 시도에 최소한 암묵적 동의를 했다”는 해석 중이다.
이로써 최고위원회를 보이콧하며 손 대표 퇴진을 요구 중인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하태경·이준석·권은희)에게도 확실한 우군이 생겼다. 당장 하태경 최고위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 지도부 지속은 죽어가는 환자에 산소호흡기만 꽂고 있는 격이다. 지도부가 총사퇴를 결의하면 저는 백의종군할 것”이라면서 공세수위를 높여갔다.
손 대표는 바른정당계를 겨냥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한쪽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보수통합을 해서 민주당과 일대일로 맞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이 분명히 있다”며 사실상 바른정당계 인사들을 겨냥했다.
이어 “한국당의 수구적이고 퇴행적인 모습을 보면서도 그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나라 걱정은 없고, 오로지 자신의 당선만을 걱정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렇다고 당선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바른정당계의 권좌 탈환 시도를 한국당과의 통합 프레임으로 묶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친안계에 의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손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고위 정상화를 위한) 숙려기간이 다 끝났다”며 “(공석중인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못하는 것은 아니고 오늘은 좀 놔두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임명 임박을 암시했다.
정치권에서는 “그래도 주도권은 손 대표가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국민의당계, 특히 현역의원 중 손 대표에 공개적으로 비토권을 표명한 건 이태규 의원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확실하게 손 대표를 내몰긴 위해선 안 전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독일에 간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정황이 나타나면 안 전 대표 역시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목소리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와 국민의당계, 호남계, 손학규 체제 붕괴를 목표로 한 안철수·바른정당계 등이 혼재 돼 있다”며 “당장은 손 대표가 장악력을 가지겠지만, 내홍이 계속되고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으면 상황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