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어워즈]맥쿼리투신운용 "작년엔 IT株만 반짝, 올해는 주도섹터 확산"

`매니저 최우수상` 고재욱 맥쿼리 매니저 인터뷰
기관 대기수요 多..연초 코스닥 중심 활황장 전망
"분산 투자로 위험 관리 중요" 투자 조언
  • 등록 2018-01-03 오후 3:30:40

    수정 2018-01-03 오후 9:06:29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지난 연말은 예년과 분위기가 많이 달랐어요. 보통 매니저들이 연말에 긴 휴가를 많이 가서 한산한 편인데 올해는 기관 PT(프레젠테이션)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연초 중소형주(株)에 대한 수요가 특히 많은 것 같아요.”

우량 성장주를 발굴하고 집중 투자해 높은 수익을 내는 스타일로 유명한 고재욱 맥쿼리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이같이 말하며 연초 중소형주 위주의 강세장을 점쳤다.

“업황 호조 예상해 집중 투자 주효”

고 매니저가 운용하는 `맥쿼리뉴그로쓰` 펀드는 올해 안정적인 운용으로 3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KG제로인의 `2018 대한민국 펀드 어워즈`에서 매니저 최우수상(주식형)을 수상했다. 성공 비결을 묻자 돌아온 그의 답변은 간단 명료했다. 지난해는 IT밖에 살 게 없었고 그래서 IT 주식을 많이 샀다는 것.

돌이켜보면 지난해 주식시장의 강세를 이끈 일등공신은 삼성전자(005930)(연간 상승률 41%) SK하이닉스(000660)(71%) LG전자(066570)(105%) 등 대형 IT주였지만, 연초까지만 해도 이 정도의 강세를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고재욱 맥쿼리투신운용 수석 펀드매니저.
지난달 29일 여의도 맥쿼리투신운용 본사에서 만난 고 매니저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종이 치킨 게임을 펼친 결과 산업 구조조정이 발빠르게 일어났고 산업 변화와 함께 D램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며 “IT업황이 매우 좋을 것으로 예상됐고 관련 주식들의 비중을 크게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상반기 사드 이슈로 화장품 등 중국 관련주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 빠져나온 수급이 IT로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역시 IT 업황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운용 전략에 있어서는 작년보다 낮은 비중을 가져갈 계획이다. 2017년처럼 매우 강력한 이익 모멘텀은 아닐 것이란 판단이다.

고 매니저는 IT주 뿐 아니라 길목길목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주식들을 적극적으로 트레이딩했고 그 결과 지수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는 “상반기 유가 하락세와 선진국 경기 호조세, 중국 수요 회복 등으로 미뤄볼 때 정유화학주들의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됐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던 시기에는 은행주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새해는 주도 섹터 확산기…바이오·화장품 긍정적”

새해 운용 전략에 대한 질문에 고 매니저는 “올해와 반대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IT에 집중됐던 수급이 새해에는 다른 섹터로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IT섹터가 여전히 호황이긴 하지만 2017년과 비교해 성장률 자체는 둔화될 것으로 본다”며 “제약바이오와 화장품 면세점 등을 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의 경우 대체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 하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결이 맞고 실질적인 성과물을 내는 기업들이 하나둘 늘고 있어 투자심리도 좋을 것이란 전망이다. 화장품 업체들도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2018년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점쳐지고 한중관계 역시 서서히 개선되면서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연초 코스닥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내다보며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 출범을 꼽았다. 일본의 경우를 봐도 통합지수가 나온 이후 중소형주가 큰 폭의 상승 랠리를 펼쳤다는 것이다. 또 연초 중소형주에 대한 기관의 대기 수요가 많은 분위기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언급했다.

최근 가상화페 투기 열풍을 언급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고 매니저는 “개인들은 신용을 과도하게 쓰고 한 종목에 지나치게 비중을 높이는 등 위험관리에 취약해 한두번의 실패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며 철저히 분산 투자로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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