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과도기?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2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한 ‘KAIDA 오토모티브 포럼’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을 주제로 발표자들이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타카하시 오사무 PEVE 상무, 아베 시즈오 도요타자동차 상무, 허건수 한양대 교수, 이형철 한양대 교수, 김재산 만도 상무. KAIDA 제공.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경유(디젤)차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리면서 하이브리드차(HEV)를 비롯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입차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선두주자인 도요타·렉서스 등 일본차의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수입차협회는(KAIDA) 2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을 주제로 ‘KAIDA 오토모티브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의 연사로 참여한 국내외 관계자들은 하이브리드차가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라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차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모델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형철 한양대 교수는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이 없으면 가격 경쟁력이 낮으며, 충전시간이 길고 주행거리가 짧은 불편한 차라는 인식이 많다”며 “전기차는 급속 충전기 설치 등 인프라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반면 하이브리드는 그러한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배터리 기술로 주행거리 과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전기차가 많아지면 전력 발전량이 지금의 2배 이상이 돼야 하는데 원자력 발전소를 줄이고, 미세먼지 때문에 화력발전도 줄여하는 하는 국내외 상황에 맞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아베 시즈오 도요타자동차 상무는 “어떤 것이 친환경차의 주류가 될 것인가 하는 부분은 우리가 결정할 게 아니라 소비자가 결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에 비해 경제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베 상무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 발표에서도 “도요타는 순수 전기차 개발보다는 하이브리드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차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오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0%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상무는 또 하이브리드차 보급과 관련해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협조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에서 판매된 도요타 차량 중 76.2%가 하이브리드차였다. 도요타가 차를 판매하고 있는 전 세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가 유일했으며 77.6%였다. 다른 국가들은 대부분 50% 미만이었다.

이밖에도 타카하시 오사무 PEVE 상무와 김재산 만도 상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와 48V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개했다.

정재희 수입차협회장은 “앞으로도 오토모티브 포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국내 업계 및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대한 이해와 향후 흐름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