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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학습하고 개선책을 찾아내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는다고 해도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정복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알파고도 결국은 인간의 창의성으로 만든 산출물이라는 얘기다. 인공지능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이 가진 창의성 또한 높아졌다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 하사비스 CEO도 승부 자체보다는 알파고가 가진 학습 알고리즘에 주목하고 있다. 스스로 학습하는 알파고의 능력치가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보고 싶은 것이다.
유럽 바둑 챔피언 판후이 2단과 대결할 때만 해도 알파고의 기력은 아마 최고 수준 혹은 프로 초단 수준이었다. 이후 알파고는 수 만 번의 학습을 통해 능력치를 키웠다. 얼마 전까지 완승을 자신했던 이세돌 9단도 “5대0으로 이기기 힘들 것 같다”고 말할 정도가 됐다.
쉽게 말해 과거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스스로 발전하는 알파고의 학습 방식이 다른 분야 인공지능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사비스 CEO는 “알파고 이후에 인공지능의 범용화를 위한 시도를 할 것”이라며 “지능을 분석하고 인류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범용 학습 기계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사비스 CEO는 범용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인공범용지능(AGI·Artificial Global Intelligence)’라고 불렀다. 그는 “AGI를 헬스케어나 로봇, 스마트 시스템 등에 적용할 수 있다”며 “의료보건 분야가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이 기계학습과 AI를 활용하면 더욱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폐해에 대해서도 그는 언급됐다.
그는 ”인공지능은 강력한 도구로 그 자체는 중립성을 갖는다“며 ”우리 사회가 어떻게 활용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것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인류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은 언제쯤 나올까. 현재까지는 바둑 혹은 체스 등 특정 분야에 국한돼 있다. 그는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앞으로도 수 십 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지금은 게임을 하는 수준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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