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출신·2세 정치인·공통 관심사…'닮은꼴' 韓中정상

9년 전 시 주석 당서기로 방한했을 때 朴대통령과 첫 인연
성장배경과 관심사 등 비슷…'새마을운동' 대화로 친해져
  • 등록 2014-07-02 오후 5:40:40

    수정 2014-07-02 오후 5:40:40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오는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을 앞두고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특별한 인연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인연은 2005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저장성 공산당 서기로 한국을 방문한 시 주석은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해 오찬을 함께한 것이 만남의 시초다.

당시 한나라당 동료 의원들은 제1야당 대표와 성 서기의 만남이 급이 맞지 않는다며 반대했지만, 박 대통령은 선약을 취소하고 시 주석을 만나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2시간 동안 특별오찬 시간을 가졌다. 박 대통령이 중국 ‘5세대 선두주자’의 진가를 알아본 선견지명인 셈이다.

당시 시 주석은 오찬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의 성공 비결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중국의 ‘신농촌운동’과 비교하는 등 박 대통령과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다. 새마을운동과 신농촌운동이 두 사람을 엮은 첫 ‘공통분모’가 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중국을 국빈 방문해 이공계 최고명문인 칭화대에서 한 특별강연에서 이같은 시 주석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3월 박 대통령에게 보낸 장문의 친서에서 “2005년 7월 한국 방문 때 박 대통령과 만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그동안 꾸준히 관계를 이어왔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이 2010년 10월 제17차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올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되자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방중한 박 대통령을 ‘라오펑여우(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반갑게 맞이하는 등 방중 기간 내내 파격예우를 했다.

두 사람은 이공계 출신이란 공통점도 있다. 시 주석은 중국 칭화대에서 화학을, 박 대통령은 서강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두 사람 모두 2세 정치인으로, 부친이 정치적 부침을 겪은 후 국가 최고지도자 반열에 올랐다는 점도 같다.

두 정상은 취임 시기도 엇비슷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시 주석은 3월 각각 최고지도자로 올라섰으며, 이후 두 정상은 4차례 회동과 2차례 전화통화 등을 통해 긴밀해 소통해 왔다. 10년 가까이 이어온 두 정상의 남다른 신뢰가 양국 관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한·중 양국은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친분을 계기로 1992년 수교 이래 가장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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