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커넥션' 성토장 된 감사원장 청문회

  • 등록 2013-11-11 오후 6:42:51

    수정 2013-11-11 오후 6:42:51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이도형 기자]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지난달 25일 내정 직후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마산 출신 황 후보자가 ‘왕실장’ ‘부통령’으로 불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거제 출신)과 같은 PK(부산·경남) 인사인데다 마산중·서울법대 동문인 탓이다.

황 후보자가 내정 직전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이상 법원에 몸담은 판사 출신이라는 점도 이같은 의혹에 불을 당겼다. 황 후보자 같은 전례로 인해 추후 사법부 인사들이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이는 곧 삼권분립의 붕괴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삼권융합’이라는 비아냥도 터져나왔다.

청문회 화두 ‘김기춘 커넥션’

11일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같은 두가지 지적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생명인 감사원장에 대한 황 후보자의 자질문제로 이어졌다. 여야 청문위원들은 ‘면접장’에 모습을 드러낸 황 후보자를 향해 ‘김기춘 커넥션’ 등을 근거로 공세를 펼쳤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하 김)=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언제 내정을 통보 받았느냐.

황찬현 후보자(이하 황)=거기에 대해선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 최종 내정통보는 당일 오전 받았다

김=김기춘 발탁인사다. 김 비서실장은 마산중 3회이고 홍경식 민정수석은 마산중 15회, 황 후보자는 17회다. 동창회를 하는 건 상관없지만 감사원장 자리를 이렇게 하는건 낙하산 인사 아니냐.

황=그렇게 생각지는 않는다.

김=파격적으로 중앙지법원장이 감사원장이 됐다.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느냐.

황=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본다.

여당 의원들 역시 야당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긴 했지만 김 비서실장을 필두로 한 청와대가 내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이하 김)=중앙지방법원장이 감사원장으로 가면 사법권 독립이 침해될 수 있는 지적이 있다.

황찬현 후보자(이하 황)=감사원장 내정만으로 사법권 독립성의 훼손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김=사법부 인사들의 대통령 눈치보기 우려가 있는데.

황=법원장 출신이 행정기관에 진출한 것만으로 판결에 영향을 받거나 재판업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도 “학연과 지연에 따른 청와대에 의한 인사라는 지적이 있다”고 질의했고, 이에 황 후보자는 “그런 비판이 있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면서도 “김 비서실장과 같은 마산중을 졸업한 것은 맞지만 사적인 교류나 만남은 일체 없었다. 소위 말하는 발탁이라는 것은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도 김 비서실장과 사적교류에 대하 질의했고, 이에 황 후보자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이 ‘감사원장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해야 하느냐’라고 묻자 “그렇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대통령 견제기관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 후보자는 또 전윤철·양건 등 전임 감사원장들이 정치적 후폭풍을 남기면서 정권교체와 함께 임기중 사퇴한 전례를 두고 감사원의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적하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서는 “그런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감사원장의 임기가 보장된 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헌법적 장치라고 본다. 감사원장 임기를 굳건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병역기피 의혹도 쟁점

황 후보자의 병역기피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황 후보자는 안구질환(근시)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 받았다. 강동원 무소속 의원은 황 후보자의 좌우 시력이 0.1이었다가 군 신체검사 당시에는 좌우 시력이 0.05로 정정돼 면제를 받았고, 3년후 사법시험 합격 신체검사에서는 자시 좌우 시력이 0.1로 돌아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황 후보자는 “0.1 시력은 나안 상태에서 시력표를 보고 한 것이고, 0.05 시력은 정밀검사였다”면서 “의사들 말로는 시력표는 0.1밖에 없어 필요한 경우에는 0.1로 하기도 하고, 0.1 이하는 잠정적인 숫자라고 한더라”고 해명했다. 황 후보자는 그러면서 “어떤 이유에서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청문회는 황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 논란으로 사실상 파행됐으며 실질적인 청문회는 오후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자료를 충분히 받은 다음 청문회를 진행하자고 주장하는데 대해 여당은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자료를 받자고 맞서면서 논란 속에 오전 청문회는 정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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