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경기 불안과 내수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업체별로 부침은 있었지만 신차효과와 높아진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판매 확대를 이끌었다.
|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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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내 5개 완성차업체가 발표한 판매실적을 종합하면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의 올 11월 판매량은 68만443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수준으로 내수와 해외 모두 고른 성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내수 시장 판매는 지난해 대비 4.1% 증가한 13만2021대로 나타났으며 해외서는 55만1841대를 판매해 4.5% 판매량이 증가했다.
다만 업체별로는 다소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 현대차는 내수와 해외서 모두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국내 완성차 업계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돋보였다. 현대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7만2058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8.3%나 늘었다. 판매확대를 이끈 차종은 지난 8월 5세대 신형으로 돌아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였다. 싼타페는 지난달 총 8780대가 판매돼 현대차 단일 차종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판매된 싼타페 중 대부분은 하이브리드 모델로 나타났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6993대로 전체 판매량의 79.6%의 비중을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전기차의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기아는 내수 시장에서는 3.6% 뒷걸음쳤지만 해외 시장에서 3% 판매를 확대하며 전체 판매량을 전년 동월 대비 1.7% 늘렸다. 스포티지가 4만1218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되었고 셀토스가 2만9437대, K3(포르테)가 1만9436대로 그 뒤를 이었다.
GM한국사업장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글로벌 전략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대폭 확대했다. GM한국사업장의 지난달 판매량은 4만7104대로 지난해보다 106.1%나 증가했다. 특히 해외 판매는 4만4088대로 실적 대부분을 책임졌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달 총 2만5826대가 해외 시장에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고 트레일블레이저는 총 1만8262대 팔리며 뒤를 받쳤다. GM한국사업장은 내수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46.6% 늘어난 3016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KG모빌리티(이하 KGM)와 르노코리아는 전체 판매량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KGM은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37.6% 감소한 7000대를 판매했다. 평택공장 조립라인 통합공사에 따른 생산 중단 및 소비 심리 위축 영향 탓으로 분석된다.
내수 판매는 경기 위축에 따른 렉스턴 스포츠 중심으로 소비 침체 상황이 이어지며 전년 동월 대비 21.4% 감소했다. 그러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EVX가 본격적으로 출고를 시작하며 전월 대비 32.8% 증가하는 등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상승세를 이어오던 수출은 평택공장 조립라인 통합공사에 따른 생산 물량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으나 누계 대비로는 19.8% 증가한 상승세를 이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실적을 떠받치던 해외 수출이 급감한 게 뼈아팠다. 전년 동월 1만1780대에 달했던 해외 판매가 2648대로 77.5% 감소했다. 내수 판매도 지난해 대비 66.2% 줄어든 1875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는 30.4% 감소한 4523대로 집계됐다. 르노코리아는 “11월 수출은 수출 선박 일정 조정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