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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본회의에 직회부한 노란봉투법은 30일의 여야 협의 기간을 거쳤음에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직회부 의결 30일 경과 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본회의 부의 여부를 표결하게 된다. 민주당을 포함해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이 법안에 찬성하고 있어 본회의 부의까지는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의결을 위한 상정 및 표결까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실제 의결을 위해 상정하는 것은 여야 간 협의 또는 국회의장 직권으로 상정하는데, 민주당은 바로 법안을 상정하기보다 여야 간의 법안 내용에 대해 협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사회적으로 입장차가 큰 법안이라 본회의 직회부 이후에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노란봉투법을 두고 필리버스터를 예고하며 반대를 표했다. 만약 법안이 이대로 강행처리 될 경우 또다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노란봉투법은 앞서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이 겪은 것과 같은 ‘야권의 강행 처리→대통령 거부권 행사→최종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그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우려하며 최대한 여야 합의로 법안을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법안 숙려 기간이 지나도록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상정조차 되지 못하자 야권은 ‘패스트트랙’이라는 강수를 뒀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찾아 “여당과 이 문제를 합의처리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다, 민주당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21대 국회에서 이 문제를 더 이상 다루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든다”며 “국회의장께도 당론으로 신속처리안건을 지정한 배경을 설명 드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두고 반대하고 있다. 국회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특조위) 추천위는 여당 3명, 야당 3명, 유가족 3명으로 이뤄진다. 조사 전부터 결과가 예상된다. 야당의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드러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선관위 국정조사·후쿠시마 특위 및 청문회는 막판 협상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협상 진행 과정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며 “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검증 특위의 위원장을 맡기로 했는데, 국민의힘에서 위원장을 맡으면 진행 여부를 고려해보겠다고 한다”며 “그 부분은 현재 합의 내용과 반한다는 생각이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계속 협의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선관위 국정조사를 감사원 감사 이후로 미룬 만큼,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 특위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맡을 차례”라고 반박했다.
앞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여당의 퇴장 속 야당 단독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및 수산물 안전성과 어업인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농해수위에서 통과된 결의안에 정부·여당에 촉구한 7대 제안을 포함시켜 수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라며 여권을 압박했다. 민주당의 7대 제안은 △6개월간 오염수 해양투기 보류 △오염수 처리방안 재검토 △국제해양법재판소 잠정조치 청구·결과 수용 등의 안이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직전인 내일(30일)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에 나설 방침이지만 여야간 이견이 계속 돼 합의를 이루긴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