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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을 구성하는 요소는 연료비 조정요금 외에도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등이 있다. 그러나 통상 다른 요금 역시 연료비조정단가와 동시에 발표하는 만큼 사실상 3분기 전기요금 전체가 동결된 것이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정부와 한전은 3월 말 올 2분기 전기요금 조정 때도 요금 인상을 추진했으나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민 부담 가중을 이유로 속도조절 방침을 고수해 진통을 겪었다. 당정은 결국 통상적인 의사결정 때보다 한 달 반가량 미뤄진 5월 중순이 돼서야 한전 사장 조기사퇴와 한전의 추가 자구안 발표를 전제로 1㎾h당 8원을 인상하는 안을 확정했다.
이로써 전기요금 인상 행진은 6개 분기 만에 멈췄다. 가정·기업으로선 당장 올여름 추가 요금인상 부담을 덜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2분기 1㎾h당 6.9원을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올 2분기까지 5개 분기에 걸쳐 1㎾h당 총 40.4원을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로 따지면 39.6%다.
업계는 4분기에도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전기요금 인상의 주된 원인이었던 국제 석탄·가스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고 있는 데다, 여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에너지요금 추가인상을 결정하는 데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다행히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 추세 유지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전기·가스요금을 (인상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 국제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 추이를 이어간다면 한전이 연내 분기 기준 흑자 전환할 가능성은 있으나, 추가 요금인상 없이 앞서 쌓인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한전은 2~3배 폭등한 발전원가 탓에 지난해 32조6000억원이라는 유례없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올 1분기에도 6조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6일 한전이 올 2분기에도 1조1000억원의 추가 영업적자를 낸 이후 3분기 들어서야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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