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소프트뱅크에 6000억원 손해배상청구 소송

파산한 英 그린실 캐피털 관련 투자금 회수 목적
"소프트뱅크, 카테라 부실 알았음에도 고지 안해"
소프트뱅크 "잘못된 투자결정 책임 전가 시도" 반발
  • 등록 2023-04-20 오후 5:39:18

    수정 2023-04-20 오후 5:39:1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크레디트스위스(CS)가 영국 그린실 캐피털(이하 그린실)이 판매한 미국 건설사 카테라의 부실 채권과 관련, 일본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6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린실과 카테라 양측에 투자한 소프트뱅크가 사전에 카테라의 위기를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CS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사진=AFP)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CS는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에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4억 4000만달러(약 5800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프트뱅크가 투자·지원한 그린실과 카테라의 파산으로 입었던 손해를 회수하겠다는 목적이다.

2021년 6월 파산한 카테라는 같은해 3월 파산한 그린실의 고객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카테라와 그린실 양측에 투자하고 있었다. 그린실은 기업들이 물품 대금 지급이 필요할 때 단기 자금을 대출해준 뒤, 이러한 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증권을 발행해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했다. 그린실은 카테라에 4억 4000만달러를 빌려주고 이를 기초로 발행한 ‘공급망 금융’ 펀드 중 일부를 CS 고객들에게 판매했다. 그린실이 카테라에 대출해준 4억 4000만달러는 소프트뱅크가 지원했다.

문제는 그린실의 파산으로 CS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카테라가 경영난에 빠지자 그린실은 미지급금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는데, 이 과정에서 소프트뱅크가 투자자들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CS는 지적했다. 그린실이 카테라 관련 상품 판매 당시 저위험 투자처라고 홍보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실질적으론 부실 채권을 판매한 것이기 때문이다.

카테라와 그린실 양측에 투자한 소프트뱅크가 일련의 과정을 사전에 몰랐을 리 없다는 게 CS의 판단이다. CS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소프트뱅크는 그린실이 4억 4000만달러의 미지급금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거래를 조율했다. 소프트뱅크는 그린실이 (대출 자금을) 지원한 카테라의 구조조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프트뱅크는 강력 반발하며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성명을 내고 “CS는 스스로 잘못 판단한 투자결정 책임을 2년 넘게 (소프트뱅크에) 전가하려고 시도해 왔다”며 “CS의 비난과 호소엔 어떠한 근거도 없다. 반론할 가치도 없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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