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리부터 청년월세까지 원스톱…서울시, 주거복지 사각지대 없앤다

[주거약자와의 동행] 오세훈표 복지서비스 본격화
동대문구에 4번째 주거안심종합센터 개소
2년내 25개 전 자치구 살치 맞춤지원 시동
고시원·옥탑방 등 40만 가구 지원 입소문
9월까지 4.2만명 상담 1년 새 4000여건↑
  • 등록 2022-12-28 오후 6:12:47

    수정 2022-12-28 오후 7:32:2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대장암에 걸리고 보증금까지 날릴 뻔했는데 지금은 임대주택에 살면서 병세도 많이 호전됐습니다.”

반지하, 쪽방촌 등 주거취약계층부터 1인 가구 집수리, 청년월세지원, 긴급주거지원까지 주거복지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는 ‘주거안심종합센터’가 서울 동대문구에 개소했다. 앞서 용산, 강동, 양천에 이어 4번째다. 서울시는 올해 4곳을 시작으로 오는 2024년까지 25개 전 자치구에 주거안심종합센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용산·강동·양천 이어 동대문 개소…2024년 모든 자치구에 설치

28일 동대문 주거안심종합센터에서 만난 이은지 주거안심종합센터 상담사는 “상황과 여건, 고충은 모두 다르지만 주거취약계층 대부분은 정부나 지자체가 아니면 누구도 쉽게 도와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자긍심과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에 걸렸던 김 씨는 기억에 남는 사례다. 암에 걸려 여생을 쾌적한 곳에서 보내고 싶다면서 주거안심종합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특히 김 씨는 기존에 살던 집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매우 곤란한 상황이었지만 센터에서 법률구조공단 등 보증금 반환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연계해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이 상담사는 “대장암 말기 투병 중이어서 임대주택 지원 등을 직접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동대문 센터에서 임대주택 지원, 법률구조공단 상담 신청 등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가능했다. 현재 임대주택에 입주하셨고 종종 고맙다고 연락도 오는데 이전보다 병세가 호전됐다고 해 보람이 컸다”고 했다.

주거안심종합센터 ‘입소문’…상담인원 꾸준히 증가

서울시는 ‘주거안심종합센터’를 통해 임대주택 운영, 하자 보수 같은 주택관리 서비스와 다양한 주거 문제 해결을 돕는 주거복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서울시는 자치구별로 통합거점을 마련해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반지하, 쪽방촌 등 주거취약계층 뿐만 아니라 1인 가구, 청년, 여성 등 혼자서 집을 관리하기 어려운 계층들에게 단순소모품 관리나 도배, 방수, 보수 등도 지원하고 있다. ‘1인 가구주택관리서비스’는 오 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지역주거복지센터, 청년주거상담센터, 서울주택도시공사 임대주택관리센터 등 각 지역에 산재해 별도로 운영되던 주거복지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면서 시민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와 달리 건설형·매입형, 영구임대·국민임대·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유형이 너무 많고 제도와 절차가 복잡해 정보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주거안전 취약가구는 반지하 20만가구, 고시원 15만5000가구, 옥탑방 3만1000가구 등 약 40만가구에 달한다. 이들을 도와 주거 상담부터 신청, 관리, 서비스까지 지원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씨처럼 복합적인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상담부터 신청, 지원·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면서 효율성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

일부 상담서비스를 받았던 사람들은 주변 지인에게 주거안심종합센터를 소개하면서 입소문도 탔다. 먼저 임대주택으로 옮기거나 주택 보수 등의 서비스를 받았던 이들이 이웃과 함께 다시 찾아와 상담을 요청하는 때도 늘었다.

실제로 올해 주거안심종합센터가 개소하면서 상담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상담인원과 건수가 3만8512명·11만2951건이었지만, 올해는 9월까지 4만2486명·10만7460건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주거안심센터가 개소한 이후 2·3분기 상담 실적은 2만8113명·8만4661건에 달했다.

이러한 성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가치로 두면서 가능했다. 앞서 지난 4월 오 시장은 ‘1호 주거안심종합센터’가 마련된 용산 주거안심종합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주택을 잘 만들어 놓는다 한들 서비스가 잘 안 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주택 품질뿐 아니라 주거복지 서비스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그간 공급 위주였던 주택정책 패러다임을 관리와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했다.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 사회변화에 대응하고 주거취약계층을 아우르는 주거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앞으로 몰라서 주거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신청주의에서 발굴 주의로 전환하고, 주거안심종합센터가 그 중심에서 주거상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도움이 필요한 분을 발굴하는 역할도 하겠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주거복지 사각지대에 계신 분을 찾아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주거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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