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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급식·돌봄 볼모로 파업하나”
학교 급식조리사·돌봄전담사들이 25일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라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들 급식·돌봄을 볼모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데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학비연대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등이 연합한 단체로 학교 급식조리사·돌봄전담사·특수교육실무사 등 약 10만명이 조합원으로 소속돼 있다. 학비연대 측은 이들 중 최대 6만~7만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학부모들은 급식·돌봄 대란을 걱정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에서 초등 2학년 아들을 키우는 박모(33)씨는 “중간에 아이를 조퇴시킨 뒤 집에서 밥을 챙겨먹이겠다는 엄마도 있더라”며 “나도 오후에 반차를 내고 아이를 돌봐줘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학비연대는 사용자 측인 교육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지난 9월부터 임금인상 등을 놓고 총 8차례에 걸쳐 실무교섭·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학비연대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로 임금인상과 급식실 폐암산재에 대한 대책이다. 이들은 현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정규직 공무원에 비해 복리후생비·근속수당이 적어 임금 수준은 9급 공무원의 60~70%에 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2026년까지 올해 임금(기본급·수당) 대비 19~20%의 임금 인상과 단일한 기본급 체계를 적용, 지역·직종별 차별을 없애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윤희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고착된 저임금과 차별 구조 해결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체계를 요구하는 것이라 교육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노조의 이번 주장은 기존의 임금체계의 틀 자체를 바꾸자는 것으로 현재 시도교육청과의 입장 차는 역대급”이라고 우려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사실상 정규직처럼 경력에 따라 매년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1일 전국시도교육청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장상윤 교육부차관은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대체식을 제공하고 학교별 대책 마련을 통해 돌봄공백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서울교육청은 학교별로 도시락 지참, 빵·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토록 하고 교육지원청과 공동으로 대책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도 학교별로 대체식 제공, 도시락 지참 등을 권고하고 있으며, 인천교육청은 정상 급식이 어려울 경우 단축수업까지 가능하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부 관계자는 “파업 미 참가자를 활용, 돌봄교실 합반 등을 통해 초등돌봄 공백도 최소화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학비연대의 이번 파업은 25일 하루에 그칠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당국과의 입장차를 계속 좁히지 못할 경우 내년 신학기에 파업을 재개하겠다는 게 학비연대 측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향후 총파업을 막기 위한 협상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장상윤 차관은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노사가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