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연이은 직격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친북 공세’에 맞서는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대일 무능’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반일 정서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격을 ‘친북’으로 규정해 ‘친일 공세’를 막고 북한의 도발에 따른 안보 위기 상황임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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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정 위원장의 발언을 ‘친일 망언’이라고 규정하며 전날에 이어 쓴소리를 뱉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통해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전형적인 친일사관이며 가해자 논리”라며 “어떻게 이런 말이 집권 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지 충격적”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여당 대표부터가 이런 주장에 젖어 있으니, 우리 정부의 굴종적 친일 노선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일본이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한 적이 없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며 “전형적인 식민사관이다. 망언을 즉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죽하면 같은 당 안에서도 사퇴하라는 얘기가 나왔겠느냐”고 직격을 가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일본은 북한이 남침하기 바로 5년 전 수십 년 간 대한민국을 무력으로 지배했던 나라”라며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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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비판 세례에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정 위원장은 자신의 발언은 자강(自强)을 강조한 것이라 해명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만해 한용운 선생의 수필 ‘반성’중 일부를 발췌해 올렸다.
해당 글에는 “만고를 돌아보건대, 어느 국가가 자멸하지 아니하고 타국의 침략을 받았는가”, “망국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이상 제2, 제3의 정복국이 다시 나게 되는 것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식민사관 논란이 불거지자, 독립운동가 출신인 한용운 선생의 발언을 통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김정은이 하고 싶은 말을 이 대표가 그대로 해주고 있다. 민주당이 대한민국 정당인지 북한 노동당의 이중대 정당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한·미·일 군사훈련을 ‘친일’로 칭해 국정 혼란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 곧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하는 바라는 설명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를 통해 “구한말에 조선을 이끌었던 지도층들에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정 위원장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성 의장은 “국제정세를 보지 못했고 오로지 정치에 매몰돼서 싸웠던 지도층들이 어떻게 했을 때 나라가 망하는지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말씀하신 것 아니겠나”라며 “본질이 어디 있느냐를 다 알고 있으면서 위기에 몰리니까 또다시 친일 몰이에 덧씌우기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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