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접종 내년 1분기에도 힘들다"

정부 최종 확보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백신접종 가장 현실적 대안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잇단 임상악재에 허가지연
빨라야 미국 FDA에 내년 2월말 허가신청 예상
식약처에 내년2월중순까지 허가신청해야 가능
허가심사기간 40일 감안하면 내년3월 백신접종 어려워
  • 등록 2020-12-16 오후 2:42:06

    수정 2020-12-16 오후 9:33:17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미국, 영국 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본격적으로 개시한데 이어 우리 정부도 내년 1분기 중에 접종을 시작할수 있다고 공언하고 나서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제품(사진=AFPBBNews).


현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과 코로나19 백신 4400만명분의 물량을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최종 계약을 맺고 확실하게 확보한 백신물량은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1000만명 분인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의 약속대로 내년 1분기에 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할수 있으려면 현재로선 최종적으로 물량을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일정에 차질없이 백신을 공급 받아야하는 방안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일부 환자에게서 척수손상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미국에서의 임상일정에 차질을 빚고있다. 여기에 일부 임상시험에서 첫 접종 때 표준 용량의 50% 만을 투여하고 두번째 정량을 투여했을 때가 2회 모두 정량을투여한 것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임상시험의 신뢰성에 금이 간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개발에 있어 예기치 않은 잇단 악재에 부딪히면서 미국에서의 허가일정도 상당 기간 지연되고 있다. 실제 16일 미국 백악관의 백신개발전담부서인 ‘초고속 작전팀(오퍼레이션 와프 스피드)’의 발표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3상을 내년 1월말 마무리하고, 빨라야 내년 2월말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내년 1분기내 백신접종을 시작한다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 대한 빠른 허가를 위해 현재 신속심사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허가를 신청하면 곧바로 심사에 착수, 40일 이내에 허가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180일 걸리던 허가심사기간을 코로나19 백신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대폭 단축했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요컨대 백신 허가에 필요한 심사기간을 감안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늦어도 내년 2월 중순이내에 식약처에 허가신청 서류를 제출, 제품 허가를 받아야만 내년 3월 백신접종이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내년 2월말경에 제출하는 일정이어서 현재로선 이보다 앞서 내년 2월 중순까지 우리 식약처에 허가신청을 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보다 앞서 한국 정부에 코로나19 백신 허가를 신청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미 180일 걸리는 허가심사기간을 4분의1 이하로 줄인 터라 허가심사에 걸리는 기간을 더 이상 단축하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전임상결과 자료를 이미 받아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스트라제네카가 임상3상을 마무리하고 허가 서류를 제출하는대로 백신접종에 차질이 없게 신속하게 심사를 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를 통한 백신접종 외에 정부는 화이자, 모더나 등의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해서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화이자는 미국 FDA로부터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이미 백신접종에 쓰이고 있어 유력한 대안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 업체들과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달리 백신공급과 관련한 최종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식약처에 화이자, 모더나 모두 백신허가 신청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 대안을 실행하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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