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9년만에 새 운하 개통

  • 등록 2016-06-27 오후 4:23:57

    수정 2016-06-27 오후 4:23:57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지름길인 파나마 새 운하가 9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26일(현지시간) 개통했다. 파나마 정부는 칠레, 대만 등 12개국 정상 등 70여개국 정부 대표 등을 초청해 새운하의 태평양 쪽 관문인 코콜리 갑문에서 개통식을 열었다.

통항규모 2배 늘어.. 세계 선박 97% 통행가능

파나마는 2007년 9월 기존 운하를 넓히는 대신 그 옆에 54억달러를 투입해 새로운 운하 건설에 돌입했다. 원래는 지난 2014년 완공을 계획했지만 노조 문제와 예산 문제 등이 겹치면서 건설이 지연되면서 개통이 2년이나 늦춰졌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이날 개통식에서 “새 운하는 세계를 하나로 이을 것”이라며 “파나마 국민 모두가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 됐다”고 말했다.

새 물길의 운항 스타트를 끊은 선박은 지난 11일 그리스 동남부 항구 도시인 피레에프스 항구에서 출발한 중국계 `코스코 쉬핑파나마`호다. 올초 한국에서 건조된 이 선박은 적재 규모가 9472 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달한다. 파나마운항청(ACP) 추첨에서 개통식 선박으로 선정된 이후 선박명을 안드로니코스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27일 상업운행을 개시하는 선박은 일본 NYK 해운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박인 `린덴 프라이드 호`다.

2개의 갑문으로 이뤄진 기존 운하 옆에 제 3갑문이 열리면서 파나마 운하는 1914년 개통된지 102년 만에 통항 규모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 운하는 폭 32m, 길이 295m의 파나막스(Panamax)급 선박만 통행이 가능했지만 새 운하는 폭 49m, 길이 366m의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도 지나갈 수 있다. 파나막스급이 길이 6m(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최대 5000 개까지 실을 수 있다면 포스트 파나막스급은 최대 1만3500개를 쌓아올릴 수 있다.

세계 해상 운송시장 지각변동

이로써 새 운하는 전 세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92%, 모든 선박 종류의 97%를 수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운하보다 폭이 확대돼 기존 운하에서 통과할 수 없었던 대형선박도 지나갈 수 있게 되면서 물동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통과 선박량은 약 2배 늘어나고 해상 물동량도 현재 6% 안밖에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경우 대형선박이 미국 뉴욕에서 부산에 도착할때 까지 45일이 걸렸지만 새 운하를 이용할 경우 35일로 단축돼 운송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수에즈 운하와의 물동량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앞서 보스톤 컨설팅그룹은 파나마 새 운하 개통으로 미국에서 동아시아로 가는 컨데이너 물류량이 10% 정도 증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까지 170개 선박회사가 향후 3개월동안 파나마 운항을 이용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85%가 컨테이너 선박인 것으로 추산된다. 컨테이너 선박은 파나마 운항 통행료 매출에서 50% 가량 된다. 파나마운항청(ACP)은 “새 운하 개통으로 인한 통행료 수익 상승 등으로 2021년까지 국내총생산의 2.8%에 달하는 21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제 둔화와 국제 유가 하락, 파나마운하의 2번째로 큰 고객인 중국의 경제 둔화 등으로 인해 파나마 운하가 기대하는 만큼의 물동량 증가와 수익 효과를 빠른 시일내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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