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낀 전기' 팔아 돈버는 시장 생긴다

산업부 25일 수요자원 전력거래 시장 개설
목욕탕·빌딩·마트·공장 등 전기 아껴 수익창출 가능해져
  • 등록 2014-11-03 오후 4:05:37

    수정 2014-11-03 오후 4:05:37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A사우나는 올해 말부터 전력거래 시장에 참여키로 하고, 수요관리사업자인 벽산파워와 일 년 중 총 60시간 동안 90kW를 감축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벽산파워는 A사우나가 ‘아낀 전기’를 한국전력(015760)에 팔기 위해 A사우나에 자동으로 전력을 감축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했다. 판매대금 중 약정된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은 A사우나에 월 단위로 지급된다. A사우나가 전기를 팔아 얻게 될 수익은 연간 485만원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전기사용을 줄이면서 얻는 전기요금 감소금 103만원까지 합치면 매년 총 588만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빌딩, 마트, 공장, 목욕탕 등이 ‘아낀 전기’를 전력거래 시장에 팔아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5일 아낀 전기를 판매해 신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요자원 전력시장(네가와트 시장)’을 개설한다고 3일 밝혔다.

소비자(수요관리자원)가 중개업체(수요관리사업자)와 기존 사용량보다 적게 전기를 쓰겠다는 계약을 맺으면, 수요관리사업자가 고객이 아낀 전기를 모아 전력거래소를 통해 한전에 판매한 뒤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산업부는 빌딩이 연간 100kW를 줄일 경우 총 655만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50kW 감축계약을 맺은 마트의 경우 연간 327만원의 수익을 예상했다.

수요관리자원으로 참여해 전기를 아끼기만 해도 돈을 벌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다만 당초 약정대로 전기 사용량을 줄이지 못하면 위약금 부과 또는 전력거래 정지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산업부는 중소기업의 사업 참여기회 확대하고 공정한 경쟁여건을 조성하고자 대기업 계열사들의 수요관리자원 참여 비중을 제한키로 했다.

전력시장 변화 개념도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수요관리사업자는 소비자에게 실시간 전력계량기,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ICT기기를 비롯해 에너지 컨설팅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한 뒤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게 된다.

현재 아이디알서비스(IDRS), 벽산파워 등 총 11개 수요관리사업자가 시장에 참여할 예정이다.

전력거래소는 발전기의 입찰가격이 ‘아낀 전기’ 절감가격보다 높은 경우 전기 절감을 지시하는 등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시장규칙 운영과 정산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산업부는 이번 전력시장 개설을 통해 수요관리사업자들과 발전사들 간 경쟁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요인 감소,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민간 설비투자 활성화, 에너지 기반의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 산업이 창출 등을 기대했다.

아울러 오는 2017년엔 약 190만kW의 전력을 확보해 전력수급 불확실성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기 4기의 발전용량과 맞먹는 규모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요관리사업자들과 발전사들 간 경쟁이 예상됨에 따라 에너지정책이 공급중심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료 인상요인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도 감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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