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女생도에게 '대통령상' 못주는 공군… 성차별 물의

여생도 수석했지만 체력검정 군사학 점수 등 이유로 순위 변경
군의 남녀 평등 의식수준 뒤떨어진다는 지적
  • 등록 2014-02-17 오후 6:32:29

    수정 2014-02-17 오후 7:15:41

[이데일리 최선 기자] 공군사관학교가 졸업 성적 1등인 여생도에게 수여해야 할 ‘대통령상’을 2등인 남생도에게 주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업 성적에 따라 여생도가 수석 졸업을 하게 됐지만, 체력검정 점수 등을 이유로 대통령상 수상자에서 배제된 것이다. 반면 차석이던 남생도는 같은 이유로 대통령상을 받게 됐다. 군 당국은 1만명 이상으로 여군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남녀 평등에 대한 인식수준은 뒤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공군에 따르면 공사 교육운영위원회는 지난 14일 심의를 통해 졸업성적 순위 1위인 정모(23·여) 생도에게 ‘국무총리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체력검정(3년간 C등급)과 군사학 점수(2학년 D등급)가 문제가 됐다.

그러나 체력 검정의 경우 점수와 상관없이 ‘합격’ ‘불합격’으로 분류되는 과목이어서 과도한 잣대를 들이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방부와 공군본부 등으로 ‘성차별’에 대한 고충처리 민원이 제기됐으나 공군은 이를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대통령상은 졸업생도를 대표하는 성격이 있어 성적을 비롯한 리더십, 체력검정, 동기생 평가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여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는 공사가 지향하는 지·덕·체의 가치에 우선을 둔 적법한 절차와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남성 중심의 군 조직에서 사관학교 졸업자에 대한 순위 변경은 예전부터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공군 뿐만 아니라 각군에서도 여생도의 졸업성적을 낮추는 일은 있었다”며 “남성이 군 조직을 대표해야 한다는 인식이 나은 문제점인 것 같다”고 귀뜸했다.

한편, 정 생도는 비행적성 함양 훈련이 필요없는 정책분야로 입학했으며, 차석자인 남생도는 조종분야로 입학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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