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내면서 시중은행들의 예ㆍ적금 금리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0.01~0.001% 수준으로 매우 낮은 예ㆍ적금리가 약 0.02%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 19일 도쿄 중심부에 있는 일본은행(BoJ) 본부 모습.(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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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함에 따라 민간 금융기관들은 저축 계좌의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중앙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한 것은 약 17년 만이다.
일본 시중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시작된 2016년 2월부터 예금 금리를 0.02%에서 0.001% 수준으로 낮췄다. 0.001%의 금리는 1000만원을 1년 기간의 예금이 넣으면 고작 100원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일본 시중은행들은 현재 예금 이자를 최대 0.02%를 되돌리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기존보다 약 20배가 상승하게 되는 셈이다. BOJ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예금 약 960조엔 중 보통예금이 60%(약 610조엔)를 차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며 “예금 계좌의 금리가 오르면 개인과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를 위해 추진해 왔던 수익률곡선 제어(YCC)를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그중 YCC 폐지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YCC는 중앙은행이 장기금리에 일정한 목표치를 두고, 목표치 달성을 위해 채권을 매수ㆍ도하는 정책이다. 10년물 국고채 금리의 변동 상한을 설정하고, 시장 금리가 이보다 높으면 중앙은행이 이를 사들여 금리가 더 오르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은행은 1%를 장기 금리의 상한의 목표로 해 왔지만, YCC의 철폐로 장기 금리에는 상승 압력이 걸린다. 이르면 4월 적용분 금리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일본에서 주담대 이용자 70%가 변동금리를 사용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부담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 주담대 금리로 파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형 금리는 은행이 정하는 단기 프라임레이트(단프라)라고 부르는 기준금리에 연동되지만 단프라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 시에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향후 금리 인상을 예상해 고정 대출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주담대 금리 비교 사이트에서는 3월 초순부터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는 사람이 급증해 고정형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의 인터넷 은행 가운데 일부는 주요 시중은행보다 빨리 적용 금리의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라쿠텐 은행의 경우 ‘도쿄 은행간 거래 금리(TIBOR)’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마이너스 금리의 해제를 가정한 거래를 최근 해 온 것으로 보인다. TIBOR 상승은 법인대출 등 폭넓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