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창호함의 국산화율은 동년 7월 13일 해군에 인도된 대구급 호위함, 서울함의 80%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었다. 잠수함이 늦게 독자건조를 추진하였지만 높은 국산화율을 기록한 것은 잠수함의 특성 때문이다. 잠수함은 건조국 해양환경에 맞게 자국만의 은밀한 성능이 구현되도록 만들어야 하기에 해군 수뇌부의 강한 국산화 의지가 반영되었었다.
그런데 잠수함에 비하여 일찍 독자건조를 시도한 수상 전투함의 국산화율이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함정에 들어가는 장비·구성품·부품이 여러 국가에서 공통으로 운용하는 게 많아 반드시 우리 고유의 것을 만들겠다는 군의 의지가 낮게 반영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함정의 장비·구성품·부품의 국내개발은 비교적 기술적 난이도가 낮고 돈이 되는 장비부터 추진된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쉽게 만들고 돈이 되어야 제작하겠다고 나서기 때문이다. CPP는 거의 모든 함정에 적용되는 핵심장비이지만 돈은 안되고 난이도가 높아 독자개발하려고 하는 기업이 거의없는 편이었다. 그래서 대부분 해외 제작사와 기술협력생산으로 제작하여 조선소에 공급하였고, 이를 국산화율에 포함하곤 했었다. 이는 사실상 국내 독자개발이라고 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 건조된 해군의 구축함, 호위함, 지원함에 설치된 모든CPP는 기술협력생산으로 공급해 왔다.
CPP 대안으로 한 때 500톤급 해군 고속함 PKX-A에 워터젯 추진체계를 설치했지만, 배를 갈지자로 항해하게 함으로써 국민들의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금번에 후속함으로 건조되는 500톤급 차기 연안초계함(OPV)에는 워터젯 대신 CPP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수상함에 비하여 설계 난이도가 높은 잠수함 추진기에 대하여도 국내 모 기업이 연구용역으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금번 연안초계함 건조 시 그동안 외국기술에 의존해왔던 CPP에 대하여 잠수함 독자개발 추진시처럼 처음부터 사업추진전략에 포함하여 국내개발하기를 권고한다. CPP 국내개발에 성공한다면 수상전투함 국내소요를 충족시킴은 물론 함정 가동율도 향상시키며, 나아가 방산 수출 시장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