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넉 달 당겨 사외이사 공백 메운다…이사회 중심 경영 ‘포석’

새 사외이사에 '통상 전문가' 유명희·'에너지 전문가' 허은녕 내정
오는 11월3일 임시 주주총회 개최…이사회 독립성+ESG 경영 강화
  • 등록 2022-09-01 오후 4:54:38

    수정 2022-09-01 오후 9:48:47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삼성전자가 새 사외이사 후보로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허은녕 서울대 공대 교수를 선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오는 11월3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1일 공시했다. 삼성전자가 임시주총을 여는 건 2016년 10월27일 이후 약 6년 만이다. 내년 3월 정기 주총이 예정돼 있음에도, 굳이 임시 주총까지 열어 빈 사외이사 자리를 채우는 건 사외이사들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기하는 동시에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유명희 전 외교부 경제통상대사.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작년 8월 29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유명희 전 본부장은 산업부 통상교섭실장,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경제통상 분야 전문가로 잘 알려졌다. 이후 외교부 경제통상대사를 거쳐 지금은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통상교섭본부장 시절인 2020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최종 결선에 올랐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2017∼2019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을 지낸 허은녕 교수는 국내 최고 에너지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다. 한국혁신학회 회장,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다. 현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사회 내 ‘통상’과 ‘에너지’ 전문가 영입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역시 보다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향후 신사업 전개 과정에서 친환경 색채가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허은녕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사진=서울대학교)
삼성전자 이사회 멤버는 현재 4명으로, 2명이 공석인 상태다.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선임됐던 한화진 전 사외이사는 윤석열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에 지명됨에 따라 사임했고, 박병국 전 사외이사는 올 5월 별세하면서다. 이로써 삼성전자 이사회의 사외이사·사내이사 비율은 종전 6대 5에서 4대 5로 역전된 상태다.

현행 상법은 사내이사의 이사회 독주를 막고자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 대해 이사 총수의 과반수(최소 3명 이상)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사외이사 결원이 생길 경우 ‘다음 주총’에서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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