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단일팀 주역' 현정화 "작은 통일 이뤘었다"

코로나19로 통일교육주간 온라인서 진행
강연 통해 남북단일팀 참가 소회 전해
탁구 인생서 가장 중요한 순간, 역사 써내
“남북 마음 모아졌을 때 이겨낼 수 있어”
  • 등록 2020-05-19 오후 2:06:11

    수정 2020-05-19 오후 9:54:52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전 탁구 국가대표 선수 및 감독)이 지난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 결성됐던 남북 최초의 단일팀을 회상하며 “(당시) 작은 통일을 이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 감독은 오는 24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치러지는 ‘제8회 통일교육주간 페스티벌’에서 일일 강연자로 나서 “남북 최초의 단일팀 선수로 참여해 우승을 한 이후 ‘이게 작은 통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스포츠와 통일’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일본이었고, (마지막 경기가) 중국팀이었다. 처음엔 기술적으로 (중국팀에) 밀린다고 생각해 이길 것이라는 꿈도 못 꿨다”며 “(우승 직후) 선수생활 처음으로 많은 울음을 쏟아냈다. 남북 선수가 같이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기억했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이 분단 이후 남북 단일팀 최초로 출전했던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를 회상하며 “작은 통일을 이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사진=통일교육주간 홈페이지 내 영상 갈무리·뉴스1).
현 감독은 분단 이후 최초로 구성된 남북 단일팀의 주역이다. 1991년 4월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가슴에 한반도기를 달고 남북단일팀으로 처음 출전했다. 당시 현정화와 북한의 에이스 리분희 선수가 복식조로 나서 탁구 최강 중국을 무너뜨리며 금메달을 차지해 세계 진한 감동을 전한 바 있다.

현 감독은 “우리가 통일이 된다면 북측의 좋은 것, 우리의 좋은 것이 결합해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 어떤 나라와 우리가 합쳤을 때 이런 마음일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정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그러나 우리(남북)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이었다. 우리(남북)의 마음이 모아졌을 때 모든 이겨낼 수 있고, 할 수 있다”면서 “남북이 하나가 되어 경기했을 때 역사를 썼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고 했다.

현 감독은 당시 합숙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도 언급했다. 그는 “45일 동안 남북 단일팀은 함께 지내면서 30일은 합숙 훈련, 15일은 함께 경기에 나섰다”며 “연습 도중 리분희 선수가 많이 아팠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원래 간염이 있어 쉽게 피곤해하고,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기도 했다”며 “그런 과정을 겪으며 서로 라이벌 의식을 느끼기 보다 ‘같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서로(남북) 배려하고 노력해 우리가 이뤄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통일교육 지원법에 따라 지난 2013년부터 매년 5월 넷째 주를 ‘통일교육주간’(법정교육주간)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제8회 통일교육주간’을 온라인 페스티벌 형태로 열고 있다. 18~24일 동안 이어지는 통일교육주간에는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통일교육자료를 비롯해 다양한 참여·체험형 교육프로그램이 영상으로 제공된다. 현 감독을 비롯해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최원정 아나운서, 권기봉 작가 등의 강연이 매일 업로드된다. 아울러 북한 사회와 주민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평양 갤러리, 평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노래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은 18~24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펼쳐지는 통일교육주간 페스티벌에서 ‘스포츠와 통일’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통일교육주간 영상 갈무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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