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에 이란 인근 해상 민간선박 보위 연합체 참가 요청

니혼게이자이 "日정부, 자위대 등 파견 여부 검토"
  • 등록 2019-07-11 오후 2:49:48

    수정 2019-07-11 오후 2:49:48

△4일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지브롤터해협에서 영국에 의해 나포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이 이란 인근 해상을 항해하는 민간선박을 보호하자고 동맹국에 협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몇 주내에 참가국을 결정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 의장은 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대행 등과 이같은 구상을 전했다. 이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일본 정부에 이같은 요청한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 측의 구체적인 요청을 파악하면서 참가여부와 참가할 경우, 법적인 틀을 판단할 예정이다.

일본은 원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중동 의존도가 높다. 재무부의 무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중동 의존도는 88%에 달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38.6%,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25.4%로 높고 이란은 4.3%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란의 극한 대립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이날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자국 근해를 지나던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일도 벌어졌다. 영국령 지브롤터가 대(對) 시리아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이란 유조선을 나포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추정된다.

현재 해운사들은 위험 해역을 전속력으로 통과하거나 감시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경계 활동을 지휘하는 미국 함선 주변에서 참가국이 미국 함선과 자국의 민간 선박을 호위하는 시스템을 상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부분이 많아 일본 정부는 자위대 파견 이외의 선택사항도 포함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가미 코타로 관방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항해의 안전 확보는 일본의 에너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며 “미·일 간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자위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할 경우 △안보법에 근거한 집단 자위권의 한정적 행사나 후방 지원 △자위대법에서의 해상경비 행동 △해적 대처법에 의한 자위대 파견 △특별조치법 제정 등 4개의 법적인 틀을 고려할 수 있다.

안보법에 근거한 집단 자위권은 일본과 관계 깊은 국가가 무력공격을 받을 경우 일본이 ‘존립 위기 사태’에 빠질 것으로 판단되면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재산이 근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등 3가지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돼 법적이 제약이 크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후방지원은 이 위협을 방치하면 일본에 무력공격의 위험이 있다는 등이 인정돼야 한다.

해상경비 활동은 일본인이 승선하고 있는 등 일본에 관련된 선박을 호위하기 위해 방위상의 판단으로 자위대를 파견할 수 있다. 외국 선박은 기본적으로 호위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해적 대처법은 공격 대상이 해적이라는 간주 하에 이뤄질 수 있는 무력행위다.

현행법의 요건상 연합체 참여가 불가능할 경우, 특별조치법을 새롭게 제정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회 심의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전통적인 우호국인 이란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자위대 파견을 보류하는 선택지도 있다.

일본은 지난 6월 호르무즈 해협 주변인 오만해에서 일본 회사가 운항하는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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