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제약 업체 중 진원생명과학(011000)이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관계사 이노비오와 공동으로 유전자(DNA) 정보를 이용해 만성C형간염 백신을 개발 중인데, DNA 백신 기술을 활용해 지카바이러스 백신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DNA백신은 바이러스 예방에 필요한 항원을 유발하는 DNA 정보를 활용해서 만든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최근 후보물질 제작을 완료했고 지금 동물 대상으로 효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2·3년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기)이 확산될 당시에도 메르스 예방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 업체 중에는 세포배양 백신 개발 기술을 보유한 SK케미칼과 녹십자가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 능력을 갖춘 것으로 꼽히지만 실제 백신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세포배양 방식 백신은 생산량과 생산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인플루엔자의 대유행 시 짧은 기간에 백신을 대량으로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분석을 시작해 동물실험을 통해 독성 여부를 확인하고 임상1상부터 2상, 3상까지 완료하기엔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케미칼과 녹십자 모두 현재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 관련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을 담당하는 미 의학협회 저널 기고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 백신은 2년 후에 실험 가능할 것이며 대중적 이용까지는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사들이 새로운 바이러스 개발에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이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치료제를 개발해도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관련 연구에 관심을 갖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통상 신약이나 백신 개발에는 적어도 10∼15년의 기간과 1조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성이 불투명한 분야에 영리를 추구해야하는 제약사들이 무턱대고 뛰어들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제약사들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치료제 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녹십자는 메르스의 유행 이후인 지난해 7월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메르스 백신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했지만 아직 초기 연구단계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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