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거래량 급증까지…증권株 '봄이 왔다'

금융상품·주식거래 활발 기대
트레이딩 비중 높은 증권사로선 이득
"유동성·금리 흔들리는 때 증권주 '진검승부'"
  • 등록 2015-03-19 오후 4:52:01

    수정 2015-03-19 오후 4:52:05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저금리기조에 주식매매가 활기를 띠면서 증권주에도 봄이 찾아왔다. 저금리에 더 높은 수익을 쫓으려 주식시장을 찾는 투자자가 늘어난 데다 채권 보유 비중이 높은 증권사로선 금리 하락에 따른 이익도 챙길 수 있어 이중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덕분이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42포인트(1.38%) 오른 2085.72에 장을 마쳤다. 사흘 동안 10%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는 지난 2012년 3월8일 2105.51을 기록한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다.

대형 증권사보다 중소형 증권사 상승률이 돋보였다. 교보증권(030610)이 연초 대비 43.9% 오르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TB투자증권(030210) 키움증권(039490), 동부증권(016610) 메리츠종금증권(008560) 등도 20~40%대 수익률을 올렸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 26.7% 오르며 이날 신고가를 갈아치운 NH투자증권(005940)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037620)(9.07%) 삼성증권(016360)(5.94%)의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크진 않았다.

증권주의 고공행진에는 활발해진 주식시장 영향이 크다. 올 들어 코스닥지수가 7년 만에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중소형주 장세가 펼쳐지면서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3조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코스피도 함께 오름세로 돌아서며 전체 코스피·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1분기 평균 7조5135억원을 기록, 지난해 4분기보다 15.6%가량 증가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증권주에 커다란 호재가 됐다. 이율이 낮아지면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파생결합증권(DLS) 등 증권관련 상품을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데다 채권 등으로 자기매매하는 증권사 입장에서 금리가 하락(채권가격 상승)하면 그만큼 이익이 늘어난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증권사 자산 가운데 유가증권 비중은 59.4%로 이 가운데 채권 비중이 79.1%에 달한다. 실제 채권금리가 급등했던 2013년에는 증권업계 전체 실적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증권주의 향후 실적 전망치도 높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낸 대우증권(006800) NH투자증권(005940) 등 증권사 9곳의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20.7% 증가한 1조2374억원 수준에서 형성됐다.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과 채권 등의 자기매매로 트레이딩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는 대우증권의 1분기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각각 115%, 45%로 제시됐다.

현재 우호적 환경 속에 증권사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지곤 있지만 미국 금리인상을 계기로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전배승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운용여건이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나빠질 수 있어 상반기의 투자 매력도가 더 높다”며 “증권사 수익구조가 비슷한 가운데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 높은 대형 증권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유동성이 잦아들고 국내 금리 향방에 따라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며 “지금 증권주가 전반적으로 좋지만 유동성이 나빠질 때 증권주별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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