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정부는 올해 3주택자와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이 넘는 2주택 보유자에 한해서만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연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집주인에 한해서는 2년간 세금을 걷지 않고 2016년부터 분리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과세 정상화 차원에서 똑같이 세금은 걷되 은퇴자 등 생계형 임대사업자에게는 세 부담을 낮춰주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정부는 2016년부터 2주택자라 하더라도 전세보증금(3억원 초과)에 대해선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3주택자가 내놓은 전세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겼다.
정부가 5일 발표한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보완조치’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해 임대소득에 한해 확정일자 자료를 수집해 과세 대상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과세 대상은 △주택 3채 이상(전용 85㎡ 초과 또는 기준시가 3억원 초과)을 보유한 다주택자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이 넘는 2주택자다.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 보유자는 1주택자라 하더라도 월세를 놓고 있다면 과세 대상이다.
이전환 국세청 차장은 “확정일자 자료를 바탕으로 오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과세 대상자에게 신고 안내를 할 계획”이라며 “다만 이번 정부의 조치로 세금을 내는 집주인이 얼마나 늘어날 지는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다주택자 136만5000여명 중 지난 2012년 종합소득세 신고 때 주택 임대소득이 있다고 자진 신고한 인원은 8만3000여명에 불과하다. 당시만 해도 집주인의 자진 신고 외에는 국세청이 집주인의 임대소득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보니 집주인 대다수가 임대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올해 과세 대상자는 세 부담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엔 종합과세를 적용해 최대 38%의 세율을 부과하기로 해서다. 가령 연소득 4500만원인 직장인이 전용 75㎡짜리 소형아파트를 월 185만원을 받고 세를 놓고 있다고 가정할 때 소득세는 75만원가량 늘어난다. 총 수입이 월세 소득을 합쳐 6720만원으로 오른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연 임대소득이 2000만원 미만인 경우는 세 부담이 미미하다. 정부가 분리과세를 적용한데다 필요경비율을 기존 45%에서 60%로 높이고 월세 공제(400만원)도 신설해 세 부담을 낮췄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이 5000만원인 집주인이 연간 1000만원의 임대소득을 올리고 있다면 기존에는 83만원가량을 소득세로 내야 했지만 앞으로는 56만원만 내면 된다.
전세 놓는 2주택자도 세금 낸다
정부는 월세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세금을 물리기로 했지만 집주인의 세 부담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보증금을 모두 합한 금액 중 3억원 초과분에 60%를 곱한 금액을 금융수익(간주임대료)으로 보고 과세하기 때문이다. 가령 연소득 5000만원인 3주택 보유자가 보증금 5억원짜리 전셋집 2채를 세주고 있다면 3억원을 초과하는 7억원에 60%와 정기예금금리(2.9%)를 곱한 금액을 임대수익으로 보고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이 경우 추가로 내야 할 소득세는 61만원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중 과세 논란이 일고 있다. 보증금을 은행에 예치할 경우 이미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물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월세는 그동안 과세 대상자를 넓혀 왔는데 전세는 그러지 못해 다소 불균형이 나타난 데 따른 조치”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주임대료가 집주인에 유리하게 설계돼 집주인이 느끼는 세 부담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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