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화장품株 폭락 쇼크…불안할땐 많이 오른게 죄

  • 등록 2015-07-07 오후 5:04:25

    수정 2015-07-07 오후 10:41:59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잘 나가던 바이오·제약, 화장품주가 대외 악재에 고꾸라졌다. 불안한 증시에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심리가 강해지자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온 이들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13.16% 빠진 8597.46으로 마감했다. 화장품주가 포함된 코스피200 생활소비재 지수는 2.75% 내렸다.

바이오·제약주는 전날 그리스 악재에도 건재를 알렸다. 6일 코스피지수가 2.40% 넘게 빠지는 상황에서도 코스피 의약품지수의 낙폭은 1.12%로 이날 하락 업종 중 낮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이날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090430)은 10% 넘게 밀렸으며 전날까지 승승장구하던 일양약품(007570), 종근당바이오(063160) 등은 20% 넘게 폭락했다. 제약, 화장품주의 시가총액이 올 상반기 동안 너무 불어나다 보니 수익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판단이 커진 셈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생명, SK텔레콤 등 코스피 대형주가 오른 반면 중소형주가 폭락한 건 그리스 이슈 때문에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투자가들이 같은 코스피 종목 종목 중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더 위험하고 이 중 최근 급등한 제약, 화장품주가 가장 위험하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에 투심 불안의 불똥은 코스닥으로까지 튀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729.64로 마감, 전 거래일 대비 22.37포인트(2.97%) 폭락했다. 바이오·제약 종목이 대거 속한 코스닥 기술성장기업 지수가 무려 12% 하락하고 제약, 의료정밀기기 지수가 각각 8%, 6%씩 떨어졌다.

코스닥의 월간 수익률은 상반기 중 단 한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았을 정도로 승승장구했으나 상반기 상승 랠리를 펼쳤던 해당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조정 시점이 왔다는 해석이다.

김효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의 디폴트에 따른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가 코스닥 중소형주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연결됐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공격적 매도가 기관 매도를 유도하며 악순환이 발생하는 상태 ”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의 향방에 따라 중소형주, 코스닥 종목의 등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증시 펀더멘털의 변화가 제한적인 만큼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이 큰 중소형주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변 센터장은 “지금처럼 전체적인 성장이 더디고 경기 불황을 부양책으로 끌어 올리는 상황에서는 바이오·제약처럼 두드러지는 쪽에 투자 프리미엄이 가기 마련”이라며 “이번 사태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며 향후 대외 변수에 주가의 향방이 좌지우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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