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이같이 말했다. 달러-원 환율이 달러-엔을 따라 산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왔다. 산 정상에선 1096.8원에 깃발을 꽂아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달러-엔도 115.52엔까지 빠르게 올라 7년여만에 최고치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3시 종가 기준으론 달러-원과 달러-엔 모두 보합세에서 거래를 마쳤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948.21원으로 전일(947.95원)보다 0.26원 올랐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83.8원에 마감돼 전일 현물환 종가(1083.6원)보다 고작 0.2원 오르는 데 그쳤다. 장중 변동폭이 13.2원에 달할 정도로 요동을 쳤으나 종가는 고요했다.
일본의 깜짝 추가 양적완화(QE)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중앙은행(BOJ) 총재의 추가 경기부양 발언 등으로 엔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달러 강세가 기름을 부었다. 미국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적 성향을 띨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민간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이 달러-원 상승을 끌어올리는 추가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달러-엔이 경계선으로 여겨지던 115엔대까지 빠르게 치솟은 탓에 차익실현이 나오면서 몸을 낮추자 달러-원도 그동안의 상승폭을 모두 되돌리며 마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엔이 급하게 오른 후 차익실현 차원에서 매물이 나오면서 빠졌다”며 “달러-엔이 빠지면서 달러-원도 달러 매수에서 매도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고점에선 수출업체의 매도물량도 출회됐다.
경계선을 넘어선 달러-엔 환율이 추가 상승 탄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이 딜러는 “단기간에 116엔에서 한 번 저항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도 추가 양적완화를 할 수 있는 만큼 달러-엔이 더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딜러도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차이로 달러-엔이 오르고, 달러-원도 1100원을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승지 연구원은 “달러-엔의 상승 탄력이 더 강할지는 의문이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민간고용지표 개선으로 선반영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며 “당분간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달러-원이 1100원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아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