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미적용 아파트, 분양가 잇따라 高高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 분양가 속속 고공행진
주변시세 덩달아 상승하지만, 단기효과 가능성 커
  • 등록 2014-04-21 오후 6:10:51

    수정 2014-04-22 오전 10:15:07

△지난해 말 문 연 ‘아크로리버 파크’ 아파트 모델하우스.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아파트로 고분양가에 나왔지만 청약률이 20대1을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서울 강남에 살고 있는 고액 자산가 50대 최모씨. 그는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강남으로 눈길을 돌렸다. 시세 상승기엔 부동산 투자시장으로 ‘강남’이 적격이라고 판단해서다. 특히 ‘단타’(단기 투자로 매수 후 짧은 기간에 되파는 것)로 치고 빠지기엔 재건축·재개발 단지보다는 분양시장이 낫다고 여겨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에 관심을 쏟았다.

그런데 관심 대상으로 삼은 아파트가 주변 시세보다 유난히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무리 새 아파트라 해도 최근에 나온 물량 중 주변 시세를 훌쩍 넘는 가격이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세히 입주자모집공고를 들여다보니 이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물량이었다.

최근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아파트 중심으로 분양가격이 오르고 있다. 2~3년 전만해도 분양가상한제와 상관없이 신규 분양 아파트들은 주변 시세보다 낮게 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적용 아파트 위주로 분양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비적용 아파트 분양가 고공 행진

최씨가 관심을 가진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 파크’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383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분양한 신규아파트 중 최고가다.

조합 측이 이 아파트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것은 주변 아파트인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시세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일부 주택형은 3.3㎡당 평균 4000만~42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2차 물량 250가구도 추가 분양 예정이지만 분양가는 더 높아질 것으로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1차 물량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분양가는 비슷하거나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도 모델하우스 상담사들이 2차 물량은 분양가가 더 비쌀 것이라는 이야기에 솔깃해 이 아파트를 샀다. 하지만 GS건설이 같은 강남권에서 최근 분양한 ‘역삼자이’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로 일반분양분 가격이 3.3㎡당 3150만원으로 책정됐다. 논현동 논현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힐스 논현’도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가 3.3㎡당 3080만원이었다.

이달 분양된 서울 강서구 ‘마곡힐스테이트’도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다. 공항동 긴등마을 재건축 아파트로 2007년 8월 사업승인을 받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500만원대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마곡지구 1차 분양 물량보다 3.3㎡당 300만원 정도 더 비싸다. 또 주변에 위치한 마곡수명산파크 등과 비교해도 마곡힐스테이트 가격이 훨씬 높다.

주변 시세까지 덩달아 끌어올려

가격 규제를 받지 않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위주로 분양가가 다시 오르고 있는 것은 주변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마곡힐스테이트와 맞붙은 마곡지구의 경우 아직 전매 제한이 풀리지도 않았지만 분양권에 웃돈이 1억원 이상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마곡지구에 프리미엄이 붙어 입주 시기가 되면 마곡힐스테이트와 마곡지구 ‘엠밸리‘ 두 사업장이 비슷한 가격에 시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반포 아크로리버 파크의 경우 청약률은 20대 1을 넘어섰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계약 이후에는 높은 가격 부담에 사실상 분양권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포동 강남재건축뉴스공인 추선 대표는 “일부 남향 로열층만 웃돈이 붙어 거래가 됐고, 일부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판 경우도 있다”며 “중도금 납부기간이 끝난 이달 중순부터는 거래 자체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고액 자산가 최씨도 이 아파트를 14억원에 샀지만 결국 낭패를 봤다. 최씨는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부가 지난 2월 임대주택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한 뒤 거래가 주춤하고 있다”며 “시장 회복 속도가 늦어지면 계약에 들어간 비용을 찾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걱정했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분양가상한제는 정부 계획대로 시세 상승 지역에만 탄력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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