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반도체 혹한기를 맞이해 내린 감산 결정과 관련, “엄청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가 임박한 미국 반도체 지원법 내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선 “미국에서 계속 협력 중이며 다른 동맹국과 팹(공장)을 공동으로 건설하는 등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부회장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해 박 부회장은 “수요-공급으로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 모델이 단순하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현상”이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생각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산 결정에 대해 “엄청난 감산은 하기 힘들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박 부회장은 “공급이 너무 초과할 때는 속도를 낮추는 차원이지만 실제로 너무 감산하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다”며 “경쟁력에서 이 둘을 같이 감안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과학법’ 내 ‘가드레일’ 조항 명시와 관련해서 박 부회장은 “시간을 더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상수 같아 보이지 않는다”며 “발 빠르게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내로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과학법(칩스법)에 반도체 등 중국 첨단 산업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가드레일 조항을 명시할 전망이다. 이에 중국 우시에서 D램 공장을 운영 중인 SK하이닉스도 해당 공장에 추가 투자가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박 부회장은 “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패권을) 완화하는 노력은 당연히 필요해 보이고 저희도 어느 정도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다운턴에서 투자 여력 등을 감안해 다른 동맹국과 팹(공장)을 같이 건설한다든지 이런 옵션을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미국 내 반도체 시설 신축과 관련해선 “연구개발(R&D) 센터는 시간이 걸리는 것 같고 어드밴스드(첨단) 패키징 공장의 경우 주를 알아보고 있다”며 “글로벌 팹에 대한 매핑이 필요한 시기가 되면 MWC 등에서 이야기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SK하이닉스는 앞서 미국에 150억달러를 투입해 첨단 패키징 공장과 R&D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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