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政, 추경 `동상삼몽`…이재명·윤석열, 소상공인 지원엔 한목소리(종합)

여야, 14조원 정부 추경안 제출 앞두고 증액 압박
민주당, 선거운동 개시 전 `속도` vs 국민의힘 `방향`에 방점
양당 원내수석 회동, 2월 임시국회 일정 합의는 불발
  • 등록 2022-01-18 오후 4:47:18

    수정 2022-01-18 오후 9:09:25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배진솔 이지은 기자]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여야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오는 24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여야는 사각지대 최소화·충분한 지원을 위해 훨씬 더 많은 규모로 편성해야 한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2월 15일) 전 추경을 처리하겠다며 `속도`에 방점을 찍는 반면, `매표 추경`이란 시점을 문제삼는 국민의힘은 `내용과 방향`에 무게를 뒀다.

한병도(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18일 오후 2월 임시국회 일정 논의를 위해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여야, 증액 공감대 속 처리 시점 이견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8일 원내대책회의와 간담회를 통해 “550만명의 자영업자 중 법적 소상공인에 포함되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문화예술인, 법인 택시기사 등의 어려움까지 이번만큼은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날 열린 비공개 당정 협의에서 증액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지만, 정부는 원안을 유지하며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추경은 방역과 소상공인 지원에 초점을 둔 `원 포인트`(추경)”라면서 추경 증액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박 의장은 “문재인 정부의 10번째이자 마지막 추경이라는 의미가 있으니 재정당국의 어려움은 알지만, 당 입장에서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금액을 얼마로 하자고 전달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론적으로 추경 증액은 정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팔을 비틀어 할 수는 없다”면서도 “오늘 국민의힘에서 처음으로 추경 요구안을 냈다. 이것을 포함해 재정당국이 수정할지, 안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여지를 뒀다.

국민의힘도 증액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에는 찔끔찔끔 하면서 국민들 속 태우지 말고 코로나로 인해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확실한 손실보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은 △소상공인 코로나19 극복 지원금(현행 100만원) 최대 1000만원 △손실보상률 80→100% △손실보상 하한액 50만 →100만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2월 임시국회 소집 일정 협의를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를 이루지는 못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대선을 앞둔 선거용·매표용 추경이라는 비판을 불식시키려면 야당의 목소리를 담아 진정성 있고 균형있는 추경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야당이 제시한 내용을 담은 추경안이 제출되면 그때 가서 의사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 하례식에 참석,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윤석열, 지원 방법론 시각차

여야 대선 후보들도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약속했지만, 세부 방법론에서는 시각차를 보였다. 이날 오후 `2022 소상공인연합회 신년 하례식`에 나란히 참석한 이재명 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하다”며 손실보상 지원에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이 후보는 추경 증액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권의 협조를 구한 반면,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 과학적 방역과 금융 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확산으로 또다시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뒤, “하도 `퍼주기다``포퓰리즘이다`라는 비난이 많아 한 25조~30조원 정도 실현 가능안을 만들어 보자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정부가 제시한 안이 14조원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빈말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여야 간 증액 합의를 하면 정부가 반대할 리 없다고 생각한다”며 “(윤 후보가)전에 말씀하신 50조원에 혹시 못 미치더라도 최소한 그에 미칠 수 있도록 서로 합의하는 좋은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 후보는 “주먹구구식 비과학적 방역과 거리두기 대책을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며 현 정권을 겨냥했다. 윤 후보는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에게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손실보상을 해야 한다”며 “정부 방역 대책이라는 공익적 행정조치와 관련된 손실 보상은 헌법과 법에 따라 피해 지원을 해야 하고, 그 지원은 1차로 약 50조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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