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국제 유가의 상승폭이 둔화하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장 등으로 정유 수요가 크게 개선되지 못하며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지만, 정유사들은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S-OIL(010950))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5710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상반기 1조200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현대오일뱅크도 2분기 26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상반기 67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두 정유사의 실적 호조를 볼 때, 아직 실적 발표 전인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역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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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실적을 두고 정유사들이 세계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정유 부문의 이익을 줄이고, 비 정유 부문의 이익을 늘림으로써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크게 흔들린 이후 비 정유 부문에 주력한 것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신규 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의 운영을 안정화하며 수익 창출원을 다양화했다. 상반기 석유화학, 윤활 등 비 정유부문의 영업이익은 7057억원으로 전체의 58.8%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하반기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델타 변이 등의 변수로 수요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해도 실적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하반기 수익지표인 ‘정제 마진’ 개선이나 항공유 등 코로나19발 수요개선 등으로 실적을 추가 개선할 여지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축적된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등 정제 마진의 유의미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변화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