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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요즘 은행의 변화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솔직히 고백합니다. 은행의 존재 목적은 핀테크를 위한 것이라는 느낌도 들고요. 예전에는 은행이 스타트업을 밀어줬다면 이제는 스타트업이 은행에 ‘잘 해보라’며 어깨를 두드려주는 방향이 옳다고 보고, (우리은행은) 스타트업과 모든 걸 공유하는 오픈API 만들겠습니다.”(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장 상무 겸 최고디지털책임자)
우리은행이 디지털화(化)를 통한 미래 성장과 스타트업 생태계 혁신을 위한 ‘공간’을 확대·개방하고 나섰다.(본지 2.25일자 11면 [스타트업에 공들이는 은행]③“우리銀, 디노랩·위비뱅크 ‘공간’ 개방해 상생”)
우리은행은 28일 핀테크 개발자 및 수요자 중심을 지향하는 ‘오픈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플랫폼’과 개발자 포털 ‘우리은행 디벨로퍼(Developer)’를 전격 출시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오픈API 플랫폼’은 내부 데이터와 서비스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등을 제공하는 외부 핀테크 기업들에 공개해 △대출 △환전신청 △해외송금 △이체 등 금융서비스 뿐 아니라 국내외 다양한 업종간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디지털 연구 공간이다. 회원 누구나 테스트용 API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은행과 제휴 계약을 통해 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오픈API 플랫폼 공개를 앞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성수동 ‘바이산’에서 ‘오픈API 개발자 밋업(Meet-up) 데이’도 진행했다. 바이산(BAESAN)은 옛 성수동 대림창고를 감각적으로 리모델링한 갤러리 카페로 이미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유명하다. ‘디지털 이노베이션’을 강조하는 우리은행이 이날 행사장소로 최근 ‘혁신과 트렌드의 아이콘’인 성수동을 고른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전선옥 우리은행 과장은 최근 성수동에 한국 ‘블루보틀’ 1호점이 문을 연 사례를 들며 “성수동은 기계·제화거리라는 정체성을 없애지 않고 이노베이션을 통해 많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라며 “오픈 마인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뜻으로 이곳을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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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오픈API 개념에 대한 발표를 맡은 이욱환 디지털전략부 차장은 “개발자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모든 기술 정보와 필요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이라며 “핀테크 기업이 이를 활용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호성 에이티소프트 이사는 “우리는 시·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전자점자문서 생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은행 오픈API를 통한 기술 확대 보급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