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장님 복장 점검, 빨간티 입어라”…구명조끼는요?

  • 등록 2023-07-25 오후 5:22:31

    수정 2023-07-25 오후 5:22:31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고 채수근 상병이 숨지기 전날 해병대가 해당 부대에 내려보낸 지침이 공개됐다. 빨간색 체육복을 입으라는 등 상세한 복장 지침에도 구명조끼와 같은 안전장비 관련 지시는 없었다.

지난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던 중 고 채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자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채 상병이 소속됐던 해병대 1사단이 병사들을 수색 현장에 투입하기 전날 ‘사단장이 현장 지도를 나와 복장 점검을 한다’는 지침이 부대에 내려갔다.

지침에는 ‘한천과 석관천 물가 위주’라며 수색 장소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그리고 ‘사단장님 강조 사항’이라며 하의로는 전투복, 상의로는 적색 해병대 체육복을 입도록 해 복장 통일을 규정했다.

이처럼 병사들의 복장 규정은 세세하게 지시한 반면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가급적 해병대임이 눈에 띄도록 적색티를 입고 작업하라’는 사단장 지시를 이행하느라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사진=JTBC 보도 화면 캡처)
해병대는 하천변에서 실종자를 수색할 때 구명조끼 착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은 없었다고 밝혔다.

최용선 해병대 공보과장은 24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수변 지역에서의 실종자 수색 작전 간 구명조끼 착용 등 대민 지원 형태별 구체적인 매뉴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다 구체적으로 위험 상황별 안전대책과 현장 안전조치 요령을 보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채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께 경북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구명조끼 없이 실종자 수색 임무를 수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같은 날 오후 11시 10분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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