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나온 학교폭력이 과거 충북 청주에서 벌어진 ‘청주 여중생 학교폭력’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또 다른 학교폭력 피해 당사자이기도 한 김성빈 홀딩파이브 대표는 학폭 피해자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험 신호를 잘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도울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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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에는 오프라인에서 당하고 그나마 집에 갔을 때는 숨구멍이 좀 있었는데, 최근에는 오프라인에서는 물론 집에 돌아온 뒤 온라인으로도 (피해를) 24시간 당하게 되는 구조”라며 “매우 심각한 것은 이게 끝나지 않는 폭력라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일명 ‘카톡 지옥’ 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상의 학교폭력이다.
김 대표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보지 않으면 (가해자들이) 집으로 찾아가서 불러낸다거나 하는데, 학교를 매일 가는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확인을 안 할 때 다음 날 어떻게 될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계속 피해를 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사실 많은 상황에서 피해자분들은 죽음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꼭 주변 사람들한테 신호를 보내는데 그 신호를 잘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1때 지독한 집단 따돌림을 겪었던 김 대표는 학교폭력 피해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더 글로리’ 시청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저는 차마 학교 폭력을 당하는 장면이나 이런 게 아무래도 자극적이기도 하고, 과거의 일들과 감정이 떠올려질 것 같아서 (다 보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복수라는 것도 피해자의 마음이 꼭 편해지거나 시원해지지는 않는 것 같다”며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조차 피해자는 상처를 받고 힘들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마음은 무겁다”는 시청 소감을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06년 5월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생 여러 명이 동급생이었던 학생 1명을 표적삼아 20일간 고데기나 옷핀, 책 등으로 상해를 입혔던 사건으로 피해 학생은 심한 화상을 입고 꼬리뼈가 튀어나오는 등 전치 5~6주의 입원 치료를 해야만 했다.
피해 학생은 당시 MBC와의 인터뷰에서 ”수일 간격으로 고데기 온도체크를 해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다“, ”아물던 딱지도 가해자들이 손톱으로 떼어내는 의식 같은 형벌을 자행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집요한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성인이 된 후 가해자들에게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으로 김은숙 작가가 극본을, 안길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극 중에서는 동급생들이 주인공 문동은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데다, 담임 교사 등을 포함한 주변의 다수 인물이 폭력 상황을 방치·방관하는 모습이 무겁게 묘사되며 학교 폭력과 미온한 대응이 지속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