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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9일 온라인으로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대표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과 비대위원장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같은날 오후 2시엔 화상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 총의를 모은다. 이들 절차를 마치면 비대위가 정식 출범한다.
앞서 지난 5일 당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당헌 96조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비대위를 둘 수 있다’와 관련해 당이 비상상황이라고 판단한 데 따라 당은 비대위 전환 근거를 마련했다.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당대표 또는 당대표 권한대행에서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확대하는 당헌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당 안에선 비대위 방향을 두고 차기 지도부를 빠른 시일 안에 꾸리도록 조기 전대 준비에 전념하는 ‘관리형 비대위’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와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개혁을 보여줄 ‘혁신형 비대위’ 가운데 어떤 것이 적절한지 의견이 엇갈린다.
비대위원장과 최대 15명까지 구성할 수 있도록 한 비대위원 구성에 따라 비대위 성격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대위원장으론 당내 최다선인 5선의 주호영·정우택·조경태 의원 등이 유력 후보군에 포함된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의총에서의 비대위 전환에 대한 총의를 모은 이후 선수별 의원 모임을 진행해 의견을 수렴했다.
혁신형 비대위에 대한 의견도 만만찮다. 특히 비대위원장으로 가장 유력한 주호영 의원이 혁신형 비대위에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져 정기 국회가 마무리된 후 내년 초 전대를 개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대위는 당 회생의 배수진”이라며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기도 했다.
비대위 방향성을 두고 의총에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이준석) 당대표 관련 사항이 어떻게 될지, 비대위를 얼마나 운영할지 등에 따라 비대위 성격이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의총 논의에서 비대위가 혁신형과 관리형을 동시에 갖출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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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던 정미경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정 최고위원은 “어떻게든 당 혼란을 막아보려 했지만 부족했다는 점에 송구하다”며 “지금은 당 혼란과 분열 상황을 빨리 수습하는 것이 먼저”라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비윤계인 한기호 사무총장과 홍철호 전략기획부총장·강대식 조직부총장도 당무직을 내려놨다. 한기호 사무총장은 이날 “비대위원장이 임명되면 새 지도부를 꾸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당 운영을 시작하는 만큼 전임 대표체제 하의 지도부였던 저희가 당직을 내려놓은 것이 정도(正道)”라고 말했다.
이제 당 지도부는 당원권이 정지된 이준석 대표와 김용태 청년최고위원만이 남았다. 지난달 말 조수진·배현진·윤영석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았고 권성동 원내대표도 당대표 직무대행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당 살림꾼인 사무총장까지 사퇴하면서 최고위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사실상 기능 상실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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