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만난 한 자본시장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을 비롯한 분위기 전망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2020년 무렵에도 유사한 대답이 주를 이뤘다. 시장 상황이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또 내몰렸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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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은 연초부터 제기되던 금리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당장은 여파가 없을 것’이라며 유보적 견해를 펴왔다. 2000년대 중반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코로나19까지 크고 작은 이벤트를 거치며 학습 효과가 쌓인 여파가 컸다. 이 기간 출렁이던 변동성 구간을 지나 가파른 반등을 경험한 점도 일정부분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단기간에 마를 리 있겠느냐’는 안도감도 없지 않았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위기와 같은) 이벤트를 여러 번 경험을 했다”며 “결국 이 시기에 어떤 전략을 펼치고 (반등구간에서) 대응할 수 있는지가 진짜 실력이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라간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만큼 가격을 올려 받자니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시장 분위기가 받쳐줘야 이른바 ‘오버페이’도 나오고 ‘회심의 베팅’도 나오기 마련인데 현 상황에서 쉽지 않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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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금리 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 여파가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쏠린다. 우려를 딛고 단기 이벤트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 자금줄을 쥔 LP(기관투자자)들이 보수적인 포트폴리오(투자처) 전략을 짜면서 펀딩(자금모집)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PEF 운용사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여파로 PEF 운용사들의 레버리지 전략조차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다”며 “안전을 추구하자니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이 없고, 무리하자니 리스크가 커진다는 우려와 직면한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