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우여곡절 끝에 열린 비전발표회에 모여 내년 대선에서의 `필승`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 실정을 꼬집으며 정권교체에 성공하겠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각자의 비전발표에 주력한 가운데, 지지율 1위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견제구는 등장하지 않았다.
| 이준석(가운데)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경선 후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이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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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25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전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장성민·안상수·박찬주·장기표·윤석열·홍준표·황교안·박진·원희룡·하태경·최재형·유승민(발표 순) 후보까지 12명이 나와 정책과 비전을 발표했다. 같은 날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의원은 불참했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이준석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20대 대선은 절대 져선 안 되는 선거”라며 “강한 결기로, 우리 지도부도 대선 경선이 공정하면서 동시에 흥행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격려했다.
현장은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당에서 두 번의 토론회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윤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가 갈등을 빚은 나머지 결국 정견 발표회로 변경이 됐다. 이를 의식한 듯 윤 전 총장은 “아직 우리 당의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국민의 지상명령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당의 단합과 통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갈등의 경선이 아닌 통합과 정책의 경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국민이 정치에 불러낸 이유는 이념과 진영 논리에 빠져 국민을 편가르기 하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권력이 불법과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사법기관에 압력을 가하고 흔드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가장 먼저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무너진 서민, 취약계층의 삶을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전 총장을 바짝 뒤쫓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정치 개혁, 강성 귀족 노조 척결과 같은 해묵은 과제들을 정리하겠다. 현 정권이 만든 공수처, 탈원전 등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며 “G7의 당당한 일원이 되어 국제사회에서 선진국 대접을 받는 나라,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정부의 최대 실책인 부동산 문제를 거론하며 “도심 고밀도 개발과 민간 공급확대, 공공부문 ‘쿼터 아파트’ 도입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 왜곡된 부동산 세제를 개편하고 꽉 막힌 금융지원을 완화해 더 쉽게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다른 유력 주자들 또한 부동산 해결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이 가장 고통을 받고 있는 일자리,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취임 초기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매일같이 오르는 부동산 가격에 삶 자체가 막막한 청년들이 어떻게든 삶의 기초를 만들어보려고 ‘영끌’, ‘빚투’로 주식과 코인에 미래를 맡기는 나라가 돼버렸다”고 역설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에게 집값 절반을 국가가 투자해 젊은이들이 자기가 원하는 곳에 자기 능력에 맞춰 당당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