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중소기업 ‘싸이맥스’는 20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30여곳이 넘는 언론사가 모이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
삼성전자(005930)에 반도체 웨이퍼 이송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이 회사가 최근 삼성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 결정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도인 싸이맥스 각자대표는 “코스닥지수가 700선을 넘기면서 증시가 호황인데다 반도체 업황까지 좋아 지금 상장하게 된 게 ‘천운’이라고 생각한다”며 “공모 청약에서도 주주들의 뜨거운 호응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올 들어 IPO 열풍이 뜨겁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170여개사의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일찌감치 밝힌 가운데 상반기임에도 업체들의 상장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저금리에 증시로 돈이 몰리면서 분위기가 좋은데다 공모청약에 조단위 자금이 들어오는가 하면 각종 상장 활성화 정책까지 어우러져 상장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 6~7월 주요 공모기업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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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규 상장의 경우 2010년 이후 가장 상장이 활발했던 작년에는 5월20일 기준 17개사가 상장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동안 27개사가 상장했다. IPO가 보통 하반기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아직 상반기인데도 이례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IPO 시장에서 준척으로 꼽히는 현대차 그룹의 광고 계열사 이노션과 토니모리, 미래에셋생명보험이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IPO 시장에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보제약과 SK그룹 내 전문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인 SK D&D는 6월 중 공모청약을 거쳐 코스피 상장에 나선다. 코스닥에서도 베셀, 세미콘라이트, 코아스템, 동운아나텍, 파마리서치 등이 6~7월 중 공모를 거쳐 상장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생명의 IPO 대행을 맡고 있는 이정록 서울IR 상무는 “상장 기업수도 그렇지만 미래에셋생명 등 대어급 회사의 IPO가 속속 진행되면서 증시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활기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를 두드리는 해외 기업들도 늘고 있다. 올해 절반도 안 지났는데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해외 기업은 총 9개로 작년 한해 10개에 육박한다. 현재 상장을 추진 중인 해외 기업에는 중국 기업이 13개사로 가장 많고 미국과 인도네시아가 각각 4개사, 2개사다. 영국과 필리핀 기업 한곳씩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연초에 목표로 세운 170여개 기업 IPO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0개, 코스닥에서 100개, 코넥스에서 50개를 유치할 계획이었는데 유가는 충분히 목표달성이 가능하고 코스닥은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에만 코스닥에서 71개사가 상장심사를 신청했는데 하반기에는 더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 증시로 돈이 몰리면서 연내 상장을 목표했던 기업들이 ‘시장이 좋을 때 들어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증시에 투자하면 돈이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스팩 상장을 포함해 올해 사상 최대의 공모 열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