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전망, 우리가 틀렸다"…목표가 말고 '이것' 봐야[센터장의 뷰]

이병건 D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골디락스 존'에선 목표가에 희망사항도 반영
목표가 산정 가정대로 흘러가는지 점검해야
7월 글로벌 경기 고점 찍고 '하강 국면'
정치에 금리 불확실성 커져...내년 상반기까지 보수적
  • 등록 2025-01-02 오후 2:56:40

    수정 2025-01-02 오후 7:03:2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리서치 기관의 낙관적 전망은 이미 틀린 상황이고, 경기는 지난 7월 고점을 찍고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금리 인하가 마무리되는 올 상반기까지 주식은 조심스럽게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이병건 D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이데일리와 서울 여의도 DB투자증권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이데일리 기자]
이병건 D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DB투자증권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식 시장에서 예측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좋게 보려는 편향을 가지고 있다”며 “당시 우리는 골디락스 존에서 희망 사항을 반영했던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 센터장은 인터뷰 내내 신중론을 폈다. DB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리서치센터의 뷰로 2025년 코스피 지수 레인지(범위)를 2100~2800선으로 제시했다.

그는 “목표주가나 지수 레인지는 대부분 틀린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레인지를 내면서 어떤 워닝(신호)을 주려고 하는지 주목할 필요는 있다”며 “우리가 내놓은 레인지의 의미는 국내 증시는 절대 전고점인 3000포인트 돌파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과 같은 정치·경제적 상황에서는 2800선도 비관적이라고 했다. 낙관론은 이미 틀린 것으로 판명이 났고, 시장은 부정적 뉴스에 더 기운 상태라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 전망치는 이미 틀린 상황”이라며 “고대역폭 메모리(HBM)로 전환이 빨라지면 기존의 레거시(낸드, D램 등) 반도체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국내 증시가 이보다 더 하락한다고 단언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독일과 한국 등 제조업 중심 국가의 증시는 글로벌 경기의 선행지표로 여겨질 만큼 우려를 선반영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의 증시 비관론의 기반은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이 센터장은 “현재로선 경기는 모든 것이 안 좋은 방향으로 시그널을 주고 있고, 이에 대해 경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진정한 주식시장 바닥이 명확해지는 시점은 금리 인하가 마무리되는 때”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도 그는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는 지난해 7월쯤 다 고점을 찍고 꺾인 것으로 나타난다”며 “미국의 경우 과도한 재정 지출로 경기를 떠받쳤는데 벌써 미 의회에서 제동을 걸고 있다. 이 재정적자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의 구조적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성장 동력 확보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밸류업은 시작일 뿐”이라며 “일본이나 대만의 경우 10년 이상 거버넌스 개선 노력이 선행되고 밸류업이 진행되면서 효과를 냈지만, 우리는 거버넌스 개선이 여전히 논란거리로, 기반이 부족한 상태에서 밸류업 정책만으로는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목표주가를 보고 투자해선 안된다. 해당 밸류에이션 산정에 사용된 주요 ‘가정(전제)’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을 접목해 가정대로 흘러가는지 점검하는 용도로 보고서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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