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사스 화재로 공장 가동이 멈추자 일본 정부까지 나서 대만에 생산 요청을 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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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 정부가 대만 반도체 업체에 SOS를 쳤다. 지난 19일 일본 최대 반도체 회사 르네사스에서 차량용 반도체(MCU·Micro Control Unit)를 만드는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에서 큰불이 나 생산이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르네사스는 자동차나 디지털 가전 등에 쓰이는 MCU 시장에서 전 세계 점유율 30%를 차지한다.
30일 카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성 장관은 내각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르네사스 공장 화재와 관련해 일부 대만 반도체업체에 대체생산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화재로 사용할 수 없게 된 반도체 장치가 당초 파악된 11대에서 20대 이상으로 증가하면서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경제산업성까지 나선 것이다. 카지야마 장관은 “르네사스가 반도체 제조 장비를 신속히 조달하도록 하기 위해 경제산업성이 복수의 장비 제조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대만과도) 여러 제조 장비업체와 소통해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르네사스 공장 중단이 장기화하면 전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산케이비즈니스는 “화재가 난 르네사스의 나카 공장은 자동차용 반도체 주력 공장으로, 생산 일부가 멈추면 자동차 국내 생산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는 올 1월부터 6월까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일본 자동차 업계 감산 규모가 5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르네사스 화재로 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던 르네사스의 구상에 당분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르네사스는 지난 2012년 MCU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TSMC에 생산을 맡겨 비용 절감을 노렸지만, 이후 반도체 몸값이 귀해지면서 지난해 가을부터는 TSMC에 위탁한 물량을 자체 생산해왔다. 그러던 차에 화재 피해를 입어 공급 정상화까지는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